"포모 못견뎌" 빚내 주식에?…4월 가계·기업 대출 늘었다

최민경 기자
2026.05.17 12:00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사진=최민경

지난달 국내 금융시장은 중동발(發) 지정학적 불안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반도체 호황 기대에 힘입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은행권 가계·기업대출도 동반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6년 4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월 말 3.55%에서 4월 말 3.60%로 상승했다. 10년물은 같은 기간 3.88%에서 3.92%로 올랐다. 회사채(AA-·3년) 금리도 4.18%에서 4.25%로 상승했다.

지난달 국고채 금리는 미국·이란 휴전 기대 등으로 한때 하락했지만 미국·이란 종전 협상 지연과 국내외 통화정책 기대 변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호조 등의 영향으로 반등했다.

단기자금시장은 MMF(머니마켓펀드) 자금 유입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은행채 3개월물 금리는 3월 말 2.84%에서 4월 말 2.76%로 하락했다. CP(기업어) 91일물 금리도 3.13%에서 3.08%로 내렸다.

증시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중동 전쟁 관련 불확실성에도 반도체 경기 호황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가 이어지며 8000선을 터치했다. 코스피는 4월 말 6599에서 이달 15일 8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자금 수요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4월 은행 가계대출은 2조1000억원 증가해 전월(+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은 연초 이후 주택거래 증가와 중도금 납부 수요 등의 영향으로 2조7000억원 늘며 증가 전환했다.

한은은 다만 전체 금융권 기준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3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비교적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총량 관리 목표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기타대출은 6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한은은 지난 3월 개인 주식 매수 확대 과정에서 기타대출이 증가한 반면, 4월에는 개인들의 주식 순매도가 나타나면서 대출 상환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세자금대출 감소세도 이어졌다. 전세자금대출은 2월 2000억원 감소, 3월 4000억원 감소에 이어 4월에는 6000억원 감소까지 감소폭이 확대됐다. 한은은 전세 수요 둔화와 월세 전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세 물량 감소로 일부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중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 증가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주택담보대출 증가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향후 가계대출 흐름과 관련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한은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수도권 매물이 소화되면서 가격 상승폭과 거래량이 확대됐다"며 "가계대출은 당분간 제한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어 추세적 안정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자금조달도 확대됐다. 4월 은행 기업대출은 10조7000억원 증가해 전월(7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중소기업대출은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와 은행권 대출 영업 확대 영향으로 5조7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대출도 배당금 지급 및 회사채 상환 자금 수요 등으로 5조원 늘었다.

회사채 시장은 금리 변동성 확대 영향으로 위축됐다. 기업들이 회사채 대신 CP(기업어음)나 은행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회사채는 3조9000억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반면 CP·단기사채는 4조900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금융기관 수신에서는 자산운용사로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은행 수신은 6조8000억원 감소했지만 자산운용사 수신은 99조6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주식형펀드는 국내외 증시 급등에 따른 평가이익 확대와 신규 자금 유입 영향으로 55조7000억원 급증했다.

한은은 자산운용사 수신 증가 규모가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식형펀드 증가액에는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이 반영돼 있어 실제 신규 자금 유입 규모는 약 4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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