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엔믹스(NMIXX)가 신보 선공개 곡 ‘High Horse(하이 홀스)’로 대중성과 실험성이 완벽하게 공존하는 진화를 보여줬다. 수록곡이 이 정도면 본 앨범 미니 4집 ‘Fe3O4: FORWARD(에프이쓰리오포: 포워드)’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엔믹스는 등장과 동시에 믹스 팝(MIXX POP)이라는 자신들만의 확고한 음악적 방향성을 선언했다. 믹스 팝은 단순한 장르적 크로스오버를 넘어, 상반된 분위기의 음악적 결합을 통해 곡의 서사를 더욱 역동적으로 만든 시도였다. ‘O.O(오오오)’와 같은 데뷔곡에서부터 보여준 이 실험성은 호불호를 낳기도 했으나, 개성 확립 측면에서 엔믹스의 유니크함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4일, 엔믹스는 ‘High Horse’를 통해 각인을 넘어 자신들의 음악을 더욱 정교하게 빚어 대중성과 실험성을 완벽하게 공존시켰다.
‘High Horse’는 엔믹스가 그동안 시도해 온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결합하면서도, 보다 직관적인 흐름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자유로운 감성과 도발적인 자신감은 곡 전반을 지배하는 키워드로 작용한다. ‘High Horse’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잘난 체하는’,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의미하지만, 이 곡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이고 당당한 의미로 전환된다. 엔믹스는 이 노래를 통해 움츠러들게 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태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팀의 여정을 힘 있게 내디딘다.
감각적인 사운드 디자인도 ‘High Horse’에 놀라게 되는 지점이다. ‘High Horse’는 기존 믹스 팝의 정신을 이어받으면서도, 더욱 정제된 방식으로 장르 간의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곡의 도입부는 미니멀한 피아노 선율로 시작된다. 그러다 기습적으로 브레이크비트가 치고 들어오며 묘한 분위기를 얹는다. 오묘한 사운드 패턴의 긴장감 속에서 멤버들의 보컬이 얹어지며 그루비한 흐름을 형성한다. 이는 트렌디한 팝의 요소를 담아내면서도, 지나치게 실험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조율된 사운드 디자인을 보여준다.
클라이맥스에서는 딴딴한 보컬과 하울링이 강조돼 곡이 지닌 해방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이는 단순한 후렴의 반복이 아니라, 청자로 하여금 음악적 정점을 향해 나아가도록 유도한다. 또 곡의 여러 구간에서 멤버들의 개별적인 톤을 활용해 유기적인 연결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High Horse’의 다채로운 음악적 색채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안무도 단순한 동작 이상의 곡 서사를 담아내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무용적인 구성으로 물 흐르듯 이어지는 현대적 안무로 감정의 흐름과 곡의 다이내믹한 전개를 극적으로 시각화한다. 이에 따라 개별적인 움직임과 군무가 교차하는 방식으로 곡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부각한다. 특히 절정으로 향하는 구간에서는 유려한 동선이 강조되는데, 이는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음악적 해석의 일부로 기능한다.
엔믹스는 ‘High Horse’를 통해 믹스 팝을 계승하면서도 보다 직관적인 음악 흐름을 동시에 틀어쥔다. ‘High Horse’는 곡 제목처럼 충분히 잘난 체해도 될 엔믹스의 미니 4집 품질 보증서다. 엔믹스, 이번에 더 보폭이 넓은 전진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