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홍내가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안방극장에 기분 좋은 웃음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
지난 18일과 19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극본 최룡, 연출 조남형) 3, 4회에서는 강림초소 1생활관장이자 '지옥의 요리사' 윤동현 역을 맡은 이홍내의 입체적인 매력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극 중 윤동현(이홍내)은 주방에서 요리보다 연병장에서 근력 운동에 진심인 이른바 '요알못' 취사병이다. 하지만 어느새 훌륭하게 완성된 요리들을 보며 은근슬쩍 자신의 공으로 포장하는 뻔뻔한 허당기를 보여준다. 사실 이 모든 맛의 기적은 후임 강성재(박지훈)의 손끝에서 탄생한 것이지만, 이를 꿈에도 모른 채 선임의 근엄함을 유지하려는 윤동현의 모습은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안겼다.
특히 겉으로는 그 누구보다 든든하고 완벽한 선임인 척 허세를 부리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작은 생채기 하나에도 엄살을 부리는 그의 '겉바속촉' 반전 매력은 캐릭터를 한층 입체적으로 살려냈다.
그의 진가는 후임들을 대할 때 더욱 돋보였다. 다가올 휴가를 앞두고 몸을 사리는 얄미운 모습 뒤에는 남다른 후임 사랑이 숨어 있었다. 선임들의 은근한 시기와 질투를 받는 강성재를 보이지 않게 챙기는 것은 물론, 생활관 후임들이 타 생활관장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위기의 순간에 단숨에 등장해 날카로운 경고를 날리며 묵직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하지만 정작 휴가를 나가도 만날 사람이 없다는 쓸쓸한 현실, 그리고 압도적인 요리 실력으로 부대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강성재를 향한 미묘한 소외감에 남몰래 눈물짓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짠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이홍내의 활약은 전작들에서 주로 보여줬던 강렬하고 서늘한 이미지와 대비되며 그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특유의 익살스러움에 자신만의 톡톡 튀는 색깔을 덧입혀 코믹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이홍내. 강성재의 돈가스를 맛본 탈북민의 환상 속에서 열정적인 록 밴드 드러머로 깜짝 등장해 폭소를 자아내는가 하면, 자칫 과해 보일 수 있는 리액션조차 담백한 호흡으로 소화하며 특유의 허당미를 찰지게 살려냈다.
웃음과 뭉클함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윤동현이라는 인물을 빈틈없이 채워가고 있는 이홍내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