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 개발에 따른 기부채납을 두고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이 행정소송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이 보인다. 정작 개발협상을 벌여야 할 서울시와 현대자동차그룹은 본격적인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서울시와 강남구의 '엉뚱한' 싸움이 먼저 시작된 것.
그동안 구룡마을 개발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다 사업을 무산시킨 후 재추진을 위해 화해한 양측이 이번엔 옛 한전부지 개발을 두고 충돌하면서 사업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양측이 대립하는 이유는 현대차그룹이 사들인 옛 한전부지 개발에 따라 서울시에 납부해야 할 기부채납의 쓰임새 때문이다.
갈등의 발단은 서울시가 당초 예고한 대로 잠실종합운동장까지 국제교류업무 지구단위계획구역을 확장하면서 강남구 관내 개발에 따라 발생한 기부채납을 다른 자치구인 송파구에도 쓸 수 있도록 길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이 비용으로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 아셈로 지하주차장 조성 등 강남구 관내 취약시설과 인프라 조성에 한해 활용하고 싶어하지만 서울시는 우선적으로 약 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잠실운동장 리모델링과 약 491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 올림픽대로와 탄천 동·서로 지하화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기부채납을 "서울의 도시 경쟁력 차원에서 활용하겠다"는 서울시와 "강남구 개발에 따른 기부채납은 강남구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강남구의 주장 모두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확한 기부채납 액수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불거진 '때이른 싸움'이란 지적이 많다.
옛 한전부지에 대한 기부채납의 경우 서울시가 사전협상 마지막 단계에서 감정평가액을 재산정해 최종 결정될 예정인데, 정작 기부채납을 해야 할 현대차는 서울시의 보완사항을 마련하는데 여념이 없다. 아직 실체가 명확지 않은 기부채납 때문에 자칫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이 소송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