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마곡땅 매각 '지지부진'…투자자 '냉가슴'

엄성원 기자
2015.11.13 05:55

개발지연 불가피, 인근 오피스텔·상가 등 공실 발생·임대료 하락 우려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대우조선해양 마곡R&D센터 부지 매각작업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면서 오피스텔, 상가 등 인근 마곡지구 내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11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마곡지구 내 R&D(연구개발)센터 건립계획을 사실상 철회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서울시로부터 마곡3지구 내 연구부지 6만1232㎡를 매입하고 이곳에 R&D센터를 지을 계획이었다.

대우조선의 마곡 부지는 LG그룹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로 R&D센터 상주 직원수만 5000여명, 협력업체를 포함한 고용유발 효과가 1만3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올해만 4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실 위기에 처하면서 대우조선 R&D센터가 오히려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조선은 최근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으로부터 수조원대 유동성 수혈을 받기로 결정되면서 본업인 조선을 제외한 모든 가능한 자산을 유동화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남대문로 본사 사옥과 영등포구 당산동 사옥, 마곡 부지 등 보유 부동산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이중 본사 사옥과 당산동 사옥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새 주인 찾기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유독 마곡 부지만은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은 당초 지난달 말까지 매각 대상자를 선정해 서울시에 통보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매각 승인마저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자체적으로 매각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먼저 매각 대상자를 구체화한 후 시에 공식적으로 통보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새 주인을 찾더라도 2017년 착공, 2020년 완공이란 당초 대우조선 R&D센터 일정을 맞추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대우조선의 마곡 부지는 대기업이 아니고선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대규모인데다 R&D 분야 등 첨단산업단지에 특화돼야 한다는 용도상의 제약도 있다.

대우조선이 빠른 자산유동화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우조선이 계약 포기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는 한 서울시가 새 주인을 찾아 나설 수도 없다.

상황이 이렇자 임대수익을 노리고 오피스텔, 상가 등 마곡 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수익형 부동산을 사들인 투자자들도 기대만큼의 수익을 올리기 힘들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마곡지구에선 2013년 이후에만 1만2000여실의 오피스텔 분양이 이뤄졌고 이중 상당수는 대우조선 R&D센터 착공이 예정됐던 2017년 이후로 입주시기가 맞춰져 있다.

마곡지구 내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우조선 R&D센터 예정지 인근 마곡나루역 일대 오피스텔은 2017년 이후 입주물량이 많다"며 "R&D센터 일정이 지연될 경우 일대 오피스텔의 공실 발생, 임대료 하락 등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인근 상가나 오피스 임대 수요도 마찬가지"라며 "2만명 가까운 배후 수요가 불투명해진 만큼 임대 수익률이 기대 수준을 크게 밑돌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