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1일 근로시간 단축제 시행 이후 모든 건설사들이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건설업계가 도입 1년을 맞은 주52시간 근로제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시행 전 발주 공사 미적용,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및 적용완화, 해외건설현장 예외 적용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공사기간 지연, 공사비 증가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고 해외건설현장에선 향후 수주 가뭄을 걱정하고 있다.
30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지난해 7월1일 전에 발주된 공사는 전체 공사의 86%인 248조5000억원이다. 그러나 주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추가 공사비나 공사지연 피해 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공공사의 경우 기획재정부의 '계약변경 지침'이 시달됐지만 발주기관은 예산 미확보 등 이유로 계약변경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전체 공사의 60~70%에 해당하는 민간공사는 계약변경 의무가 없다.
이에 근로시간 단축 시행일인 지난해 7월1일 이전 발주 공사는 52시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이 공사들은 종전 최대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공정계획이 작성돼 건설업체가 부담을 떠안는 상황이다.
터널, 지하철 공사 등은 24시간 2교대 작업이 불가피하고, 공법·작업여건·민원 등의 이유로 추가 인력 및 장비 투입도 비현실적인데 근로시간만 단축되면 공사기간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최대 3개월 기간 내에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에 맞춰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도입됐지만, 기간이 짧아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근로자 동의만으로 2주까지 가능한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최대 3개월로, 노조 합의가 있어야 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최대 기간은 현재 3개월에서 1년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은 기후영향·연속작업·공정진행에 따라 당장 내일의 작업량 예측이 어려운 경우가 빈번하다"며 "공기·공사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까지 겹쳐 건설현장은 큰 혼란을 겪고 있어 현장에 맞는 효율적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적용 요건 완화도 요구되고 있다. 현재 노사 합의로 정한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경우 사전 근로일과 시간을 결정해야 하고 근로시간 변경도 불가능하다. 이를 상황 예측이 어려운 건설업 특성을 감안해 근로시간 변경이 가능하게 하고 근로일정은 기본계획 정도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건설현장은 52시간제 적용을 배제해달라는 요구가 강력하다. 미국이나 유럽은 해외 현장에서 근로시간 단축 같은 규제가 없는데 한국만 이를 적용해 공사비가 늘고, 수주 경쟁에서도 뒤처질 염려가 크기 때문이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금융지원센터장은 "해외 현장 근로시간 단축제로 공사기간이 늘면 수천만달러의 패널티를 지불할 수도 있어 10명 쓰던 현장에 12명을 투입하는 등 인건비가 늘었다"며 "다른 나라 대비 공사비가 증가하는 구조라 수주 경쟁력도 뒤떨어지고 있어 해외현장 52시간제 적용 배제가 꼭 필요하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