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수장 찾은 공공기관, 다음엔

이민하 기자
2023.06.22 05:50

최근 비어 있던 국토교통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 수장 자리가 하나둘씩 채워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이학재 전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에는 유병태 전 코람코자산신탁 이사가 임명됐다.

앞서 두 기관은 모두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이 임기를 다 못 채우고 쫓겨나듯 물러났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인천공항은 김경욱 전 사장이 올해 4월 사임한 뒤 두 달여간 공석이었다. HUG는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째 대표 자리가 비어있었다.

이들이 선임되자 일각에선 전문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학재 사장은 인천 서구청장과 제18~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며, 유병태 사장도 금융기관 출신이지만 주택 정책에 대한 경험은 없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정무특보로 일했다. 유 사장은 캠프 출신은 아니지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로 오랜 인연을 쌓았다.

앞서 올해 2월 임명된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도 제19~20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캠프에서 수도권대책본부장을 지냈다. 지난해 11월 임명된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도 캠프를 거쳤다. 다른 부처로 시선을 돌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등도 캠프 출신이다. 전 정권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를 비판하던 말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지금시점에선 풍부한 정무적 감각을 갖춘 기관장들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깊게 이해하는 인물들이 공공기관을 맡아야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정책 기조를 잘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3년여만에 정상화에 돌입하는 인천공항은 이제 세계적인 선도 공항으로 뻗어나가야할 중요한 시기다. 전세보증금 미반환사태에 직면한 HUG도 위기를 딛고 주택시장을 정상화시켜야할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

쉽게 풀기 어려운 현안이지만 지금은 새로 선임된 수장을 중심으로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때다. 그리고 부디 다음 순번에선 전문성 있는 인사가 미래 비전을 이끄는 모습도 한번쯤 보고 싶다.

이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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