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건설사 1년새 '3000명' 떠났다…'조용한 구조조정' 진행중

김지영 기자, 김평화 기자, 홍재영 기자
2025.09.22 13:00

[MT리포트]건설사 떠나는 사람들①

[편집자주] 국내 고용 5대 산업 중 하나인 건설업이 급격한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굴지의 대형 건설사들마저 인력을 대폭 줄이고 있다. 공사비 폭등과 PF 경색에 중대재해법 등 안전 규제까지 겹치면서, 건설사는 인건비 절감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본사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하청, 중소 건설사, 나아가 자재·장비 공급업체 등 연관 산업 전반에 위기는 확산된다. 건설업의 '일자리 보고(寶庫)'라는 위상마저 흔들린다.
10대 건설사 고용 규모 변화/그래픽=윤선정

'5대 고용산업' 중 하나인 건설업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진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다. 특히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조용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특히 정규직보다 기간제 비정규직 인력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22일 머니투데이가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 상위 10개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의 인력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개사 중 SK에코플랜트를 제외한 9개사가 최근 2년 새 직원수를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10대 건설사의 정규직과 기간제를 포함한 총 고용 규모는 지난해 6월 30일 기준 5만3225명에서 올해 같은 시점에 5만368명으로 2857명(5.4%)이 줄었다.

건설사별로 회사를 떠난 직원 수는 수백명씩이다. 계약직 직원 대상 재계약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통한 '조용한 구조조정', 이를 통한 인건비 감축이 업계 전반에 확산된다. 10대 건설사 중 올해 직원 수가 지난해 대비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DL이앤씨였다. 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30일 기준 5772명이었던 전체 인력은 올해 5165명으로 줄어들었다. 불과 1년 새 607명, 약 11%의 인력이 사라진 셈이다.

시평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지난해 대비 전체 인력이 약 4% 줄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24년 5818명에서 올해 5299명으로 519명이 떠났다. GS건설 역시 같은 기간 156명 감소했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지난 2023년에도 각각 1~2%씩 인원이 줄어 전체 인력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이어 포스코이앤씨 8%(530명), HDC현대산업개발 7%(140명), 현대엔지니어링 6%(436명), 롯데건설 3%(136명) 수준으로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10대 건설사 최근 2년 간 기간제 고용 감소율/그래픽=이지혜

비정규직인 기간제 근로자만 따져보면 감소폭이 더 크다. 10대 건설사 기간제 근로자 고용규모는 지난해 1만8238명에서 올해 1만5884명으로 2352명이 감소됐다. 이는 전체 고용 감소의 82.3%를 차지하는 수치다. 삼성물산은 전체 인력 감소폭은 4% 수준이지만 계약직 인력은 무려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전체 인원 감소 규모는 2% 수준이었던 현대건설의 경우 계약직은 11%, 약 300명 가량이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다.

DL이앤씨는 18%,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각각 17% 수준으로 계약직을 줄였다. 고용과 해고가 자유롭지 않은 정규직 인력 보다 비정규직(계약직) 직원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인력 수준을 조절하는 '고용 유연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고용인원이 늘어난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정규직 인원은 2522명으로 지난해와 같고 신규채용은 모두 기간제 근무 형태로 이뤄졌다.

한 대형 건설사는 지난해 업계 구조조정 전문가를 영입해 전담팀을 꾸리고자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각 부서별 인원 감축이 진행돼 분위기가 술렁이기도 했다. 사업부서 외 일부 지원부서 인원은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줄어들기도 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내외적으로 구조조정을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조직 개편과 인력 감축을 통한 '조용한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라기 보다 착공 현장이 줄어들면서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던 현장 인원을 재계약 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건설 경기가 회복되고 현장이 다시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채용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은 전통적으로 고용 유발 계수가 높고 인건비 비중도 상대적으로 큰 산업이다. 고용노동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사의 총 비용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0%를 웃돈다.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50%를 넘기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절감 없이는 수익성 확보가 불가능하다"며 "특히 현장 중심의 간접 인력이나 기간제 인력은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조정이 가능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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