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토지거래허가제

이민하 기자
2025.12.01 05:40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주거사다리정상화특별위원회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5.11.27. kmn@newsis.com /사진=김명년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집과 땅을 마음대로 사고팔 수 없다.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적용받아서다. 당초 토지거래허가제도는 말 그대로 토지를 거래할 때 허가받아야 하는 제도다. 과거 신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됐을 때 이들 땅 투기, 사업 지연 등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현재 제도의 쓰임은 본래 목적과 많이 달라졌다. 주된 규제 대상은 토지보다 아파트다. 집을 사고파는 '손바뀜' 속도를 조절, 집값을 안정화하려는 정책적 목적으로 주로 쓰인다. 일단 대상 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 부동산을 거래할 때 관할 시장, 구청장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거주 목적으로만 매매할 수 있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는 불가능하다. 한 번 지정되면 매년 재지정 여부를 심사받아야 한다.

토지거래허가제도를 둘러싼 쟁점은 크게 보면 규제 범위와 정밀도다. 올해 2월 서울시는 지정한 지 5년여만에 '잠·삼·대·청'으로 불렸던 서울 강남 대치·삼성·청담동(9.2㎢)과 잠실동(5.2㎢) 등 구역 지정을 해제했다가, 해당 지역을 시작으로 집값이 다시 급등 조짐을 보이자 한 달여 만에 강남 3구와 용산을 규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10·15 대책에서 규제 지역은 서울 전역과 일부 수도권 지역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서울 전역과 일부 수도권 확대 지정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풍선효과 우려가 맞선다. 토지거래허가제를 집값 안정화의 수단으로 적합한지에 대해서 이창무 한양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관련 토론회에서 "개발사업 선정 전후 투기적 행태 차단을 위해 일정 기간 구역 지정은 필요할 수 있다"며 "투기 억제 목적을 달성한 적정 시점에서는 구역 해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15 대책 이후 한 달 반여가 지났다. 서울 내에서도 주택 가격 차이가 심하고 시장 특성이 다름에도 서울 전역을 일괄적으로 규제지역으로 지정해 시장 과열 정도가 심하지 않은 지역까지 규제받는다는 볼멘소리가 커진다. 특히 서울 강북·도봉구 등 외곽지역은 규제 대상은 아니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도봉·강북·중랑·금천구 등 4개 자치구 아파트는 11월 넷째 주(18~24일) 0.03~0.05%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가 0.18%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과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신중했던 오 시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할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을 함께 찾아보자는 입장을 국토부와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만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면 풍선효과가 우려돼 즉각적인 해제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현재와 같은 방식보다 좀 더 규제지역 지정·해제를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 과열이 진정된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거나 재지정 심사 시기를 앞당기는 등 탄력적이고 유연한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 시장의 과열 진정과 실수요자 간의 형평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어떻게 맞출지 '똑똑한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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