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연장 제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재차 긴장감이 돌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임대사업자 혜택 종료에 이어 부동산 금융으로까지 정부의 압박 범위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부동산 시장은 이번 발언으로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다만 정부가 부동산 대출을 압박할 경우 매매와 전월세 시장이 동시에 혼란에 빠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13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라며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투자·투기용 다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이들에게 대출 만기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하겠느냐"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발언은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도래 시 기한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추가 SNS 메시지에서 발언 수위를 한층 높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추가 글에서 "다주택자가 양도세 감면 기회를 버리고 버텨서 성공한다면 이는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는 정책의 실패"라고 강조했다. "규칙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 보지 않고 규칙을 어기는 사람이 이익을 볼 수 없게 해야 한다"며 "폭주하는 부동산을 방치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는 세제·금융·공급 정책을 총동원해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높이고 매물을 시장에 내놓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매물 증가가 예상되지만 압박 강도에 따라 전월세 시장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은 매매와 전월세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매매시장 압박이 강화되면 매물은 늘 수 있지만 매도 압박이 임대 물량 감소로 이어질 경우 이사철과 맞물려 전월세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저가 지역은 이미 전월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다주택자 범위 설정을 정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2주택자까지 일괄적으로 다주택자로 묶어 강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사회적 공감대가 떨어진다"며 "3주택 이상과 2주택은 성격이 다를 수 있는데 동일하게 압박하면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출 연장을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매도 압박인데 집이 단기간에 소화되지 않을 경우 금융권 부실 위험이나 연쇄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대통령의 형평성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권 교수는 "대출 연장 여부는 기본적으로 은행의 경영 판단 영역"이라며 "불법·탈법이 아닌 상황에서 특정 집단에 대해 일괄적으로 상환을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금리나 한도를 조정하는 방식의 관리·감독은 가능하다"면서도 "정책이 지속 가능하다는 신뢰를 주지 못하면 시장은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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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대출 회수는 결국 집을 팔라는 신호"라며 "시장에 매물이 늘어날 수 있지만 전월세 세입자에게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서울이 실거주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면 임대 물량이 급감할 수 있고 서울은 임차인이 없는 도시가 될 수도 있다"며 "매물이 늘어나더라도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수요 기반이 충분하지 않으면 거래 위축 속 전세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포 심리가 확산되면 무주택 실수요자도 쉽게 매수에 나서기 어렵다"며 추가적인 시장 위축 우려도 강조했다.
전월세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남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전월세 공급 효과를 내려면 비아파트 임대 활성화나 전세대출 규제 일부 완화 등 보완책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