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원 1채=경북 아파트 1170채…"똘똘한 한채, 양극화 불 지핀다"

남미래 기자
2026.02.16 04:42
나인원한남 조감도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전국 상위 20% 아파트와 하위 20% 아파트의 평균 가격 격차는 13배 수준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가구 자산 격차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짙어지면서 가격 격차가 한층 확대되는 분위기다.

16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1월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12.9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를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가격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1월 기준 전국 1분위(저가)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1517만원, 5분위(고가)는 14억9169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5분위 가격이 1분위의 약 13배에 이른다. 고가 아파트 한 채 값이면 저가 아파트 약 13채를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 안에서도 고가와 저가간 가격 격차가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92로 역시 역대 최고치를 나타났다. 서울 고가 아파트 평균 가격은 34억6593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월 30억원을 돌파한 뒤 상승세가 이어지며 8개월 만에 4억원 이상 뛰었다. 저가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84만원에 머물렀다. 저가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24년 1월 4억9913만원으로 5억원 아래로 떨어진 뒤 2년 가까이 4억원대에 머물다 올 1월에야 5억원선을 회복했다.

개별 단지로 보면 양극화가 더욱 극명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최고가 거래 단지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전용 244.35㎡)으로 지난 1월 144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최저가 거래 단지는 경북 칠곡군 약목면 성재(전용 31㎡)로 1200만원에 손바뀜했다. 나인원한남 한 채 가격이면 성재 아파트 1170여 채를 살 수 있다.

국민평형(전용 84㎡)으로 대상을 한정해도 격차가 뚜렷하다. 국평 전국 최고가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에서 나왔다. 전용 84㎡가 지난 9일 63억원에 거래됐다. 최저가는 충남 홍성군 미성아파트(A·B동)로 지난 3일 4450만원에 매매됐다. 청담르엘 한 채를 처분하면 미성아파트 약 140채를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아파트 가격 양극화 속에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자산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수도권 가구 평균 자산은 7억926만원으로 비수도권(4억2751만원)보다 2억8175만원이 많았다. 배율로는 1.66배 수준이다.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자산 격차(2억8175만원) 중 부동산 자산 격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2억2337만원)에 달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가 재개될 경우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더욱 강화되며 집값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주택자들이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핵심 입지 주택은 보유한 채, 서울 외곽이나 지방 주택을 우선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똘똘한 한 채' 선호를 심화시켜 시장 양극화를 가속할 수 있다"며 "정부 정책 기조가 유지된다면 지역·가격대별 격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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