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중 2대가 지입차인데"…'459억' 전세버스 지원금 실효성 논란

정혜윤 기자
2026.04.09 14:51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17일 오전 광주 동구 남광주역에서 시민들이 전세버스 번호판을 확인하고 있다. 2025.6.1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전세버스 업계 유가 부담을 덜기 위한 459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 업계는 "급한 불은 껐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작 기름값을 직접 부담하는 버스 기사들은 혜택에서 비켜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전세버스 위기극복지원금 459억3800만원 등이 담긴 추경안이 통과됐다. 이번 추경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10일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이번 위기극복지원금은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오르면서 전세버스 업계가 심각한 비용 부담에 직면한 데 따라 급하게 편성됐다. 현행법상 전세버스는 유가연동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화물차나 노선버스는 경유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한시적으로 보조금을 지급받지만 대부분의 전세버스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국토부가 박원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전세버스 3만9352대 중 97%에 달하는 경유 차량 3만8167대가 유가보조금 지원 대상에 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버스는 노선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부족한 지역에선 통근·통학을 책임지는 공익적 교통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지만 유가 보조금 지급에서는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전세버스 지원을 위해 해당 예산을 위기극복지원금 형태로 우회 편성했다. 이번 지원금은 차량 교체나 시설·장비 개선 등 명목으로 운수업체에 지급된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4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전세버스 운전자가 주유를 하고 있다. 2026.03.24.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전세버스 업계는 정부 지원금 편성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유류비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정부 지원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실제 지원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전세버스 상당수가 운수회사와 계약을 맺고 차량을 매입한 뒤 영업용 번호판을 달아 운행하는 '지입 구조'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전세버스는 지입 자체가 법 위반사항이다. 정부가 지입차량 운영자에게 직접 지원금을 지급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전세버스의 65~70%가 지입 형태로 추정된다.

차량 소유와 유류비 부담은 지입으로 운영되는 전세버스 기사 개인에게 돌아가지만 지원금은 운수회사로 들어가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한다. 결국 지입차 기사들이 회사에 시설 개선 명목으로 지원을 요청하고 회사가 이를 받아들여야만 일부라도 지원금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지원금을 기사에게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전세버스 업계는 지입제가 광범위하게 존재해 실제 유류비와 유지비를 부담하는 주체는 지입차주인 경우가 많다"며 "법인 중심 지원은 실제 피해자인 기사들을 배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사한 논란이 과거에도 있었다. 코로나19 당시인 2021년과 2022년 각각 525억원, 1575억원 규모의 고용지원금이 지급됐지만 법인 중심 집행 과정에서 부정수급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예산이 확정되면 운영 과정에서 지입차주 등 현장 종사자에게 실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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