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원 이하 실수요 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시장에 나왔던 급매물이 소진된 뒤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른바 서울 중급지 아파트 가격이 '국평 20억원' 안팎으로 수렴하는 모습이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주요 지역에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 14일 18억116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가보다 3775만원 오른 수준이다.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전용 84㎡ 역시 지난달 20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직전 최고가 대비 2500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2023년 입주한 신축 단지로 청량리 일대 대장주로 꼽힌다.
성동, 동작 등 한강벨트에서도 가격 급등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동작구 본동 '래미안트윈파크' 전용 59.72㎡(24평형)는 최근 2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보다 3억5100만원 뛴 가격이다. 성동구 금호동 '래미안하이리버' 전용 59㎡(25평형)는 2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기존 최고가 대비 1억5000만원 상승했다.
경기 핵심지역에서도 유사한 가격 흐름이 나나타고 있다.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이달 20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20억원을 돌파했다. 기존 광교 대장주로 꼽히는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 신고가인 19억3500만원보다 1억4500만원 높다.
시장에서는 15억원 이하 실수요 시장 회복이 준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를 부추기며 신고가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5억원 이하 주택을 매도한 실수요자들이 한강벨트를 비롯한 지역 핵심지 아파트 매수에 나수면서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 상위 단지에는 노원·도봉·강북권 구축 대단지가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 상위권에는 상계주공6·7단지, 중계무지개, 창동주공3단지 등 중저가 구축 아파트 단지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하면서 준상급지 아파트 가격과의 차이가 대폭 줄어든 것도 이런 흐름을 지지하고 있다. 실제 답십리 일대 10년 이상 구축 단지 가격도 17억~18억원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같은 신축 단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최근에는 10억~15억원대 거래가 먼저 살아난 뒤 20억원 안팎 단지로 수요가 이동하는 가격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 인기 지역과 동대문, 마포, 성동 등 비강남권 핵심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권은 과거 급매 장세와 달리 매수자 관망세가 남아 있지만 중저가 시장 흐름이 이어질 경우 허리 시장과 일부 한강벨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바텀업'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