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억' 집이 3개월 만에…안 오르고 안 팔린다던 '나홀로 아파트' 반전

남미래 기자
2026.06.06 04:30

학군지 등 선별 실수요 집중…상승세 확산 여부는 더 지켜봐야

서울 아파트 나홀로 아파트 신고가 사례/그래픽=김지영

아파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나홀로 아파트'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전세 매물 부족과 서울 신축 공급 감소, 대단지 아파트 가격 부담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소규모 단지로 매수세가 옮겨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서울 곳곳에서 300가구 미만 아파트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르씨엘' 전용 84㎡는 지난달 29일 16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2개동, 108가구 규모다. 인근 1개동, 99가구 규모의 '뚝섬현대' 전용 84㎡도 지난달 15일 16억3000만원에 손바뀜하며 기존 최고가(15억4000만원)를 3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강남권이나 한강변 대단지가 아닌 지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동작구 상도동 '상도현대' 전용 59㎡는 지난달 9일 8억7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썼다. 기존 최고가인 8억원보다 7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노원구 공릉동 '공릉대동2차' 전용 84㎡도 지난달 27일 7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기존 최고가 6억4500만원을 넘어섰다. 상도현대와 공릉대동2차는 가구 수가 190가구 남짓한 소규모 단지다.

상대적으로 거래도 활발하다. 부동산 빅데이트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서울 광진구 중곡동 '중곡1단지'(270가구)는 20건 거래돼 건대입구역 역세권 대단지인 '더샵스타시티'(1177가구) 거래량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서초구에서도 '대우아이빌'(168가구)과 '엠브이아파트'(154가구)는 나란히 18건 거래되며 '래미안퍼스티지'(2444가구·16건),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15건)보다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나홀로 아파트는 통상 대단지보다 선호도가 낮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부족하고 관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데다 거래량도 많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같은 지역 안에서도 대단지보다 가격 상승 속도가 더딘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역세권, 학군, 직주근접 등 입지 경쟁력을 갖춘 소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빠르게 유입되는 분위기다.

이는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단지로 매수세가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주요 지역의 선호 단지는 이미 전고점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선 곳이 적지 않다.

전셋값 상승에 따른 임대 수요의 매매 전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같은 생활권 안에서 대단지보다 가격 진입장벽이 낮은 소규모 아파트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서울 신축 공급 감소 우려도 기존 아파트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입주 물량이 줄어들수록 신축·준신축은 물론 기존 아파트 전반의 희소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다만 일부 신고가 거래만으로 나홀로 아파트 전반의 상승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소규모 단지는 거래 빈도가 낮아 한두 건의 거래가 시세를 크게 끌어올린 것처럼 보일 수 있어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키맞추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나홀로 아파트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대단지와의 가격 격차가 벌어졌던 소규모 단지도 입지 경쟁력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가격이 따르는 시장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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