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내준 연 1%대 우대금리 대출의 후폭풍이 거세다. 농협은행은 국정감사에서 거래기관과 수익기여도. 향후 거래전망을 고려한 정상적인 금리 산정이라고 밝혔지만 특혜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은행권 전체로 대출금리 산정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불신이 커지는 양상이다. 급기야 금융감독원이 나서 은행별 금리 산정의 적정성을 따져보기로 했다.
김 장관은 2014년에 농협은행에서 연 2.70%의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했다. 이후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대출금리는 현재 연 1.42%로 낮아졌다. 농협은행은 김 장관이 30년 이상 거래해온 우량고객인데다 신용등급과 대출 당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으로 재직해 거래 확대가 기대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금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농협은행이 지난 8월말 현재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해준 상위 100명을 살펴본 결과 대출금리가 연 1.04~1.94%로 일반인이 받기 힘든 금리인데다 89명이 공무원, 4명은 공기업 직원으로 93%가 공직자이거나 준공직자였다는 점이다. 현재 은행 예금 최고금리가 연 1.5%인 곳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 1.5% 미만의 신용대출금리는 이론상 무위험 차익거래까지 가능한 수준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은행권에서 연 1% 미만으로 대출 받은 사람이 2만1338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3476명은 신용등급이 6등급 미만인 저신용자였다는 점이다. 저신용자가 연 1% 미만으로 대출을 받았다는 것은 일반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이같은 특혜대출, 황제대출이 논란이 되자 금감원이 대대적인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금리 자체를 건드릴 수는 없지만 은행별 금리 산정 기준의 적성성, 기준 적용의 합리성 등은 따져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국정감사에서 황제대출 금리가 논란이 된 만큼 전면적으로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며 “내부 준비를 마친 뒤 가급적 빠른 시일에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진웅섭 금감원장도 지난 13일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은행들의 황제대출금리에 대해 전면적으로 파악해보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우선 농협은행 등 은행별로 소위 대출금리 연 1%대 수준의 황제대출 현황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에서 황제대출 문제가 불거졌지만 다른 은행의 상황도 함께 보겠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대신 고객 정보 보호 차원에서 대출자의 구체적 신상은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와함께 은행별 금리 산정 기준의 적정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저금리 대출은 정책자금, 학자금대출, 예금담보대출에 주로 적용된다. 은행별로 자율적으로 우대금리 등을 적용해 금리를 낮춰주는 방식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금리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우대금리 등 적용 기준이 적정한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저금리대출, 우대금리 적용 등과 관련 특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전면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