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한 이어 삼성·롯데카드도 수수료 아끼려 밴사 '패스'

송학주 기자
2017.09.07 04:51

종이고지서 필요없이 모바일로 전표 매입업무 수행…수수료 절반 이하

신한카드에 이어 삼성·롯데카드도 결제대행업체인 밴사에 위탁해온 신용카드 전표 매입 업무를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해 직접 맡는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지자 밴 수수료를 절감하기 위한 조치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달 말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인 케이알시스와 카드 전표 매입 업무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케이알시스는 수수료가 밴사 대비 절반 이상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도 케이알시스와 이번주 내에 계약을 앞두고 있고 하나카드와 NH농협카드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알시스는 각종 청구서 내역을 종이 없이 스마트폰으로 수신할 수 있는 앱(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업체로 신용카드 전표 매입 업무를 종이고지서 없이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는 가맹점에서 고객이 카드로 결제하면 고객용, 가맹점용, 카드사용 등 3개의 전표가 출력됐다. 하지만 최근 EDI(전자문서교환) 가맹점이 늘면서 고객용 전표 1개만 출력되고 전표 정보는 전자로 저장된다. 케이알시스는 ‘데이터 캡처’ 기술을 활용해 전표 정보를 카드사에 보낸다. 그동안 신용카드 전표 매입 업무를 담당한 밴사를 대신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번 업무 위탁 계약은 전표 매입 업무를 카드사가 직접 하기 위해 용역을 주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기존 밴 서비스의 문제를 혁신하는 대체 서비스 제안이 와서 수용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6월부터 케이알시스와 계약을 맺고 전국 6만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전표 직매입을 시범운영 중이다. 하지만 밴 대리점협회인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가 지난 7월말 신한카드에 전표 직매입 방침을 철회하지 않으면 신규 가맹점 모집과 관리업무를 일체 중단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해 이달 말까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롯데카드가 케이알시스와 업무 위탁 계약을 맺으면서 신용카드 전표 직매입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는 무서명 거래 등이 도입되고 있는 시점에서 재래식 대행 업무를 고수하고 있는 카드결제 업무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엔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서 밴사와 PG(전자지급결제대행)사 등 중간거래자를 없애 가맹점 수수료를 대폭 줄인 '앱투앱' 결제방식(결제를 하면 구매자의 계좌에서 판매자의 계좌로 돈이 바로 이체되는 방식)의 신용카드 업무를 준비 중이다. 카드사로선 신용카드 시장을 빼앗길 위협마저 느끼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전표 직매입은 수수료 인하로 인한 비용절감 차원이기도 하지만 30년 전 도입된 결제방식을 계속 유지하는 것도 문제"라며 "진보된 IT(정보기술)를 기반으로 더 적은 비용으로 매입 업무를 대행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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