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모기지 공급을 담당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재정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연말까지 보금자리론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상품 금리와 이를 기초자산으로 주금공이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 금리 차이만큼 주금공이 감당해야 한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주금공이 발행한 MBS 7년물의 표면금리는 5.395%였다. 지난해 9월 발행됐던 MBS 7년물의 표면금리 2.08%였다. 1년 새 MBS 발행 금리가 2배 이상 치솟은 것이다. 주금공의 MBS 발행금리는 올해 4월 처음 4%대로 오른 뒤 최근 만기 5년 이상 장기물은 대부분 5%를 넘어섰다.
전 세계적으로 긴축이 가속화하고 아시아 시장 약세 등으로 국고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이다. MBS는 발행 시점의 국고채 등 시장금리를 반영해 금리가 결정되는데, 올 1월 3일 2.087%였던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4.469%로 2배 이상 올라갔다. 최근 금리 변동성이 커진 탓에 주금공은 이번 달에 MBS 발행을 하지 않기로 했다.
MBS 금리가 오르면서 주금공 재정 건전성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보금자리론은 연말까지 만기에 따라 4.15~4.55%로 동결됐고 적격대출 고정형 금리도 인상하지 않았다. 주금공은 모기지를 팔아 수익을 내고 MBS 발행으로 비용을 조달하는데 비용은 점점 커지는데 수익이 고정되면서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지난달부터는 안심전환대출 접수가 시작돼 주금공 재정 건전성에 추가 부담이 생겼다. 안심전환대출은 금융사가 취급한 주담대를 주금공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정금리 주담대로 대환하는 상품이다. 주금공은 기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MBS를 발행하는데 최근 금리가 높아지면서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설상가상으로 채권시장의 전망도 밝지 않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채권 시장의 혼란은 여러 불확실성이 중첩되며 발생했다"며 "투자에 대한 공포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내년 초에도 안정화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주금공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리로 조달 가능한 해외 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국내 MBS의 발행 시기를 조정해 대응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조달금리 수준을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