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키우던 개들이 이웃을 공격했다. 지난 26일 경북 경주에서 목줄이 풀린 진돗개가 주택가 골목을 산책 중인 30대 주부와 애완견을 공격했고 지난 20일 충남 홍성군에서도 목줄 풀린 진돗개가 동네 주민 2명을 공격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개와 외출할 때는 목줄을 해야 하고 특히 맹견의 경우 입마개가 필수다. 맹견이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문제는 맹견 관리 소홀로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때 명시된 처벌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명 시대에 ‘펫티켓’도 요구되지만 맹견관리법 제정이 시급한 이유다.
때마침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장제원 의원이 지난 21일 ‘맹견피해방지법’을 발의했다. 목줄 등의 안전조치를 위반해 사람이 사망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벌칙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농식품부도 맹견의 종류를 확대하고 맹견을 키우는 소유자에 대한 책임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맹견으로 분류된 6종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의 개와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다.
하지만 이참에 선진국을 벤치마킹해 맹견 규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맹견의 종류를 단순히 확대할 게 아니라 선진국처럼 개의 특성과 공격성 여부를 판단해 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영국은 수의사, 동물보호단체, 애견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맹견 여부를 판단한다. 미국과 덴마크는 공격성이 우려되는 견종을 구체적으로 명시한다. 단순히 맹견의 종류만 확대하면 오히려 애견인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다고 한국애견연맹 측은 지적한다.
안전줄의 길이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소유주의 나이를 제한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 영국과 아일랜드는 16세, 호주는 18세부터 맹견을 키울 수 있다.
이밖에 호주나 독일, 이스라엘은 품종별로 수입을 제한하며 싱가포르나 미국 덴버 등은 상해사고가 나면 소유주에게 책임을 부여하고 위해 10만달러 수준의 책임보험을 의무가입하게 한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대부분 “우리 개는 안전하다”고 말한다. 반려견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맹견관리법 제정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