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출입하던 2년 전 경내에서 산책하는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마주친 일이 있다. 당내에서 손꼽히는 정책 브레인으로 여러 차례 마주친 터였다. 공무원연금 이슈나 서민주거복지특위 때 종종 만났다.
20대 국회 공천을 앞두고 비례대표 초선인 그가 재선에 도전할지 궁금했다. ‘일하는 국회’에 어울리는 인물이어서 20대 국회에서도 그를 다시 봤으면 했다. 하지만 그는 거듭된 질문에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산책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자리를 떴다.
얼마 전 홍 전의원에게 전화를 했다. 이번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출입기자의 관계였다. 그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2년 전 일이 떠올라 더 이상 전화하지 않았다. 후보자로 지명된 지 이틀이 지난 25일 중기부 공무원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인사청문회 준비과정에서 후보자의 지시가 일방적이었다는 것이 요지다. 기자들 사이에선 “주변의 말에 경청하는 스타일은 아닌가 보다”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홍 후보자를 한때 가까이에서 본 입장에서 이같은 해석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사석에서 무리로 만날 때면 그는 해박한 경제지식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공격적인 질문에 침착하고 여유 있게 응대하는 편이다. 입법 아이디어에도 귀를 기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하나에 꽂히면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일례로 2014년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공급하는 임대주택 공급안을 들고나왔다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역풍을 맞자 기자회견을 열어 속칭 ‘경제학 강의’를 한 일이 있다. 무상주택공급으로 착각할 법한 ‘네이밍 문제’였지만 그는 자신이 만든 정책적 가능성을 설명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결국 이 정책은 당내 지지를 얻지 못해 유야무야됐다.
규제보다 지원에 초점이 맞춰진 중기부 장관은 타 부처에 협조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고용·노동·복지·산업 및 수출·대중소기업 관계 등이 대표적이다. ‘강직함’보다 ‘유연함’이 더 강조되는 곳이 중기부다. 행정부에 입각하려는 홍 후보자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