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돈 검출' 고개숙인 까사미아, 뒤로는 대형로펌 선임

이민하 기자, 지영호 기자
2019.03.27 17:28

소비자 집단소송에 국내 2위 로펌 태평양 선임 "원고 요구 인정불가"…"배상액보다 수임료 클 수도"

신세계그룹 계열사 까사미아가 자사 토퍼(매트리스에 까는 매트)에서 검출된 라돈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소비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집단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로펌을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돈 검출 발표 후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까사미아가 소송액보다 더 많은 로펌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까사미아는 최근 라돈 손해배상 집단소송의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하고 “원고 측의 요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까사미아가 대리인으로 선임한 태평양은 국내 2위 로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임원들의 국정농단 혐의와 관련한 변호도 맡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까사미아가 태평양에 지급할 수임료는 최소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송기간이 길어지고 변호인단이 늘어날수록 비용이 커지는 구조다. 이 경우 태평양에 지급하는 수임료가 소송에 참여한 소비자의 손해배상액보다 높아질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소비자 173명이 까사미아와 이 회사 전 대표인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낸 손해배상액은 1인당 100만원씩 총 1억7300만원이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로펌 수임료가 전체 손해배상 청구액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대형 로펌을 선임한 것은 이번 소송에 강경하게 대응해 반드시 이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소송에서 패소하면 소송에 불참한 소비자까지 배상책임을 질 수 있어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가 된 ‘카사온 메모텍스’ 토퍼와 베개세트는 2011년 4월부터 10월까지 TV홈쇼핑 등을 통해 모두 1만5395세트가 팔렸다. 소송규모가 수십 배 커질 수 있는 것이다. 한 로펌 관계자는 “이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까사미아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손해배상 비용보다 몇 배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이번 소송에서 이기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까사미아 역시 이같은 배경에서 대형 로펌을 소송대리인으로 내세웠다는 점을 숨기지 않는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유사소송을 포함해 공정하고 명확한 재판을 진행하고자 해당 법무법인을 선정했다”며 “수임료는 피해배상 금액보다 높은 수준은 아니며, 해당 소송건에 대한 비용뿐 아니라 추후 발생할 유사 사건까지 포함한 내용이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큰 금액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까사미아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라돈 검출 발표 직후 여론을 의식해 고개를 숙였다가 잠잠해지자 소비자의 요구를 외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까사미아는 홈페이지에 “적극적인 회수조치와 환불·교환절차를 진행하겠다”며 “믿고 사랑해주신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소비자 측 법률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해리티지 황경태 변호사는 “까사미아는 소비자를 라돈침구에 무방비로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피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소비자들 개인에 따라 겪는 신체 이상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청구 내용을 추가하거나 (배상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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