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해양 2018년 정상화 보인다...현재 9부능선"

대담=오동희 산업1부장, 정리=최우영 기자
2015.10.11 14:28

[머투초대석]구본익 성동조선해양 대표이사 직무대행 "삼성重 경영협력 효과, 이른 시일 내 나타날 것"

구본익 성동조선해양 대표이사 직무대행. /사진=임성균 기자

"성동조선해양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겪어야 할 구조조정을 선두에서 해내며 내부적 효율성과 투명성 등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 경영정상화의 9부능선을 넘어선 막바지 단계에 도달해 출구가 보인다."

구본익 성동조선해양 대표이사 직무대행 부사장(61)과의 인터뷰가 진행된 지난 5일, 구 대표 직무대행은 수행원과 기사 없이 홀로 차량을 몰고 서울 청계천로 머니투데이 본사를 찾았다. 이날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이사회가 끝난 뒤 구 대표 직무대행은 다시 경남 통영 본사로 돌아갔다. 평상시에도 홀로 차를 몰고 왕복 760㎞거리의 서울-통영을 오간다.

구 대표 직무대행은 지난해 12월31일 퇴임한 정광석 전 사장의 뒤를 이어 성동조선해양 비상경영체제를 이끌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 출신이지만, 정홍준 회장이 건재하던 오너경영체제 당시 영입돼 채권단의 '낙하산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

-성동조선해양이 현재의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이유는 무엇인가.

▶오너경영체제 당시 기업 자체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도한 차입금을 들인 게 문제였다. 흔히 기업이 사람(기술력), 시설, 자금력의 3박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사람들은 굉장히 활력 있고, 배를 만드는 기술과 시설은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2008년 초 수주잔량 100척 넘을 때는 선수금도 배값의 20% 수준, 군인공제회와 우리은행 등에서 3000억원 규모로 투자까지 받아 그걸로 연 45척 건조 가능한 시설을 확충했다. 거기서 더 욕심을 내 싱가포르 상장을 추진했지만, 리먼사태 이후 시장 상황이 어려워져 상장은 물 건너갔다. 시장이 악화되니 헤비테일 방식 수주도 많아지고, 선수금 유입이 어려워져 자금이 경색됐다.

당시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그 어떤 시중은행도 RG(선수금환급보증)를 발급해주지 않았다. 수은이 추가 RG 발급 전 재무상태를 점검하면서 회사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수은 요청으로 주요채권단 회의를 2010년 4월에 소집하고, 실사를 거쳐 2010년 8월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 당시 '시장이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수주지원을 통해 정상화할 수 있다'고 전망됐다.

-실제 수주지원을 통한 정상화는 진행됐는가.

▶2010년말 수출입은행이 주관은행으로 자금투입을 결정하고 난 뒤 지속적으로 부실이 드러나면서 2011년 자금관리를 넘어서 경영 전반을 검토하는 경영관리로 전환하게 되고, 하성용 사장(현 KAI 대표이사)을 전문경영인으로 신규선임했다.

당시 성동조선은 채권단의 수주 가이드라인을 따랐는데, 시장 상황 전체가 원가 이하이기에 2011년까지는 간접비를 커버하는 수준 또는 공헌이익을 내는 수준이면 수주를 진행했다.

2012년 수주시장이 더 악화돼 원가 대비 투입비용이 마이너스 20~25% 수준으로 떨어져 수주를 중단했다. 2013년 선가가 약간 회복돼 다시 수주를 진행했다.

하지만 2012년 수주 중단 여파로 2014년 6월부터 야드 운용이 30% 수준까지 떨어졌다. 원래 2014년 10월부터는 정상 운용이 됐어야 하지만, 많은 인력이 조선 빅3의 해양플랜트로 옮겨 인력난이 발생했다.

2008년 상시인력이 9000명에서 지난해 3500명까지 떨어진 상태로 더딘 수주시장 회복과 함께 인력난까지 가중됐다. 현재는 7500명 수준의 인력을 확보해 운영 중이다.

-올해 수주 상황은 어떤가.

▶시장상황의 어려움과 무역보험공사의 반대매수청구, 우리은행의 추가자금 지원 반대 등으로 수주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회계법인의 실사를 바탕으로 올해 초부터 손을 떼겠다며 익스포저(모든 거래에서 손실 가능한 금액)를 줄여나가고 있으며, 자체 민영화 이슈 때문에 성동을 수은에 떠넘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주를 위해 외부 자문기관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채권단의 반대와 이견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해있다. 조선산업 특성상 자금투입시기가 매우 중요한데, 신규자금 투입 관련 사항에 채권단 내 이견이 생기며 시기가 늦어지는 어려움이 발생했다. 의견 조율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된 셈이다.

현재 수주잔량 3분의 1은 약간 손해를 보는 정도, 나머지는 제로에서 이익이 발생하는 수준의 배들로 구성돼있다. 올해 20여척의 선박을 수주했다면 선수금이 돌아 자금부족분이 덜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상화 시기도 좀 더 앞당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성동조선해양 정상화는 언제쯤 가능할 것이라 보는가.

▶2018년 정도면 나타날 것이다. 삼성중공업과의 경영협력 업무협약 효과는 더 빠른 시일 내에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체계가 잡혀있고, 기술적으로도 선두주자라 성동이 얻어올 게 많다. 경영협력은 성동조선 채권단 상황만이 아니라, 조선업 상황까지 고려할 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덕훈 수은 행장은 국내 조선업의 빅3 위주 재편이 맞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잘 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삼성중공업과 성동조선해양, 그리고 SPP조선의 일부 남는 부분을 한 그룹으로, STX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 쪽으로, 현대중공업은 이미 자체적으로 그룹화했다. 성동조선해양은 이런 큰 그림 속에 조선소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있다. 삼성중공업이라는 카드가 없다면, 결국 신아SB처럼 모두 정리하고 블록공장화되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길로 갈 수도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은피아(수출입은행+마피아의 합성어)' 논란이 일며 성동조선해양도 언급됐다.

▶일부 의원이 수은이 구조조정 업체에 사람 내려보내 자리 마련한다면서 제 이름도 언급했다. 실제로는 수은과 무보, 우리은행에서 사외이사 한 사람씩 넣어놓는다. 성동조선해양 오너였던 정홍준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할 때 주총도 따로 열리는 등 심각한 상황이 이어져, 수은에서 믿을만한 사람이 필요했고 저와 당시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성동조선이 정상화되는 데 필요한 것이 투명성 확보였기 때문이다. 보통 기업의 감사는 오너가 잘 아는 사람 시키는 일종의 비리 감사, 오너 감싸기 감사가 일반적인데 수은은 일반 은행권 감사 비슷한 제도를 성동에 도입했다. 감사실을 감사위원 밑에 편입시켜 대표이사와 독립시키고, 감사가 이사회 수준에서 들여다본다. 은피아는 불가능한 얘기다.

의원들은 전문성도 운운하지만, 예전 수은 업무 50% 이상이 조선업 지원이었다. 제가 수은 법무실에서 매일 보던 것이 조선 관련 계약서와 심사서류다. 현장 용접만 빼고 다 해봤다. 조선공학과를 나와야만 조선소 전문성을 보유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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