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총·실탄 사라졌는데 3일간 몰랐다…해병대 '총기사고', 관리 구멍

소총·실탄 사라졌는데 3일간 몰랐다…해병대 '총기사고', 관리 구멍

정한결 기자
2026.08.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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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포항 해병대 1사단 서문./사진=뉴시스.
포항 해병대 1사단 서문./사진=뉴시스.

해병대사령부가 경북 포항서 총기사고로 숨진 간부 사건을 조사한 결과 총기·탄약 관리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병대 관계자는 13일 해병대1사단 상륙돌격장갑차대대 병기탄약반장 A 중사의 총기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고자의 총기 및 탄약 반출 경위를 확인하는 중 소속부대의 총기 및 탄약 안전관리가 일부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병대에 따르면 A 중사는 지난달 28일 개머리판 교체를 위해 치장무기고에 보관 중이던 개인화기 2정을 꺼내 1정은 수리 교체를 마치고 예하 중대에 지급했다. 다른 1정은 사무실 공용책상으로 들고 와 개머리판을 교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병대는 A 중사가 해당 총기를 반납하지 않고 자신의 집에 가져간 것으로 보고 있다.

실탄의 경우 지난달 30일 탄약고에서 병사들이 반납할 탄피를 세고 있는 사이, A 중사가 교육훈련용 탄약 10발이 꽂혀있는 클립 1개를 몰래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A 중사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가방을 휴대하고 퇴근하는 모습이 확인됐는데, 이때 총기·탄약을 반출한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는 소총 1정과 실탄 10발이 반출됐음에도 A 중사가 숨진 지난 3일까지 최소 3일간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총기·탄약 반출을 막기 위한 여러 절차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당초 치장무기고는 전시 동원 병력에 지급하는 무기를 보관하는 곳으로, 규정상 현재 운용 중인 개인화기를 함께 보관할 수 없다. 개머리판 교체 명목으로 꺼낸 총기 2정은 모두 운용 중인 개인화기로 조사됐다. 해병대 관계자는 "정비 효율을 높이려고 해서 같이 보관해 치장 무기 보관의 규정상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기고·탄약고 출입시 관리책임자 2명(정·부)이 가야한다는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부책임자인 A중사는 반출 당시 병사들과 무기고·탄약고에 출입했으며, 정 책임자는 동행하지 않았다. 해병대 측은 "관행적인 것은 아니고 (정 책임자가) 같이 가지 못한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했으나 A중사와 동행한 병사들은 아무 의문을 품지 않고 탄약고를 열었다고 한다.

지휘통제실 열쇠 보관함에 보관해야 하는 무기고·탄약고 열쇠도 A중사의 사무실 서랍에서 발견됐다. 이는 당직사관 등이 확인해야 하는 사안이다. 다방면에서 총기·탄약 반출을 막기 위한 제도를 비축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병기·탄약 관리자의 업무편의성 등을 위해 시스템을 지키지 않았기에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A 중사는 지난 3일 경북 포항 소재 해병대 영외 간부숙소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현장에선 소총 1정, 탄약 9발, 탄피 1발이 발견됐다.

사건을 조사하는 군사경찰·군검찰·군경찰은 A 중사의 휴대전화 2대와 태블릿 PC 1대, 사무실 PC 1대의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총기·탄약 반출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에도 추가 감정을 의뢰했다.

해병대는 사고 발생 이후 긴급지휘관 회의를 개최했으며, 해병대사령부 주관으로 전 부대 총기·탄약 특별 점검을 실시했다. 지난 9일부터는 해병대사령부 감찰실 주관으로 해병대 1사단에 대한 감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총기·탄약·열쇠 등을 관리하는 관계자와 지휘관들은 조사 후 법과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총기 탄약 관리 인원에 대한 신상 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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