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버에서 갈린 미래

라스베이거스(미국)=심재현 기자
2018.01.18 15:49

지난 11일 새벽 4시 미국 라스베이거스. 늦은 시간이라 우버 택시가 올지 긴가민가했다. 기우였다. 스마트폰 우버앱(애플리케이션)에 '5분 뒤 도착'이라는 메시지가 떴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토요타 렉서스가 도착했다.

우버의 편리함은 무엇보다 운송이라는 본질에 최적화됐다는 것이다. 카카오택시마저 승차거부가 일상화돼버린 서울시민 입장에서 5분 안에 달려오는 우버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호사다.

요금으로 옥신각신할 필요도 없다. 앱에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요금이 책정되고 신용카드로 결제된다. 언어도 장벽이 되지 않는다. 승차하면서 목적지를 한번 확인하는 것으로 끝이다.

3년 전 우버의 한국시장 진출은 허가받지 않은 일반인이 유료 운송을 제공한다는 발상에 부정적이었던 정부의 불법 딱지와 택시업계의 반발에 무산됐다. 하지만 우리가 주춤한 사이 미국에선 우버가 혁신이 아니라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우버만이 아니다. 인공지능 스피커와 대화하고 결제를 하고 원격 진료를 받는 게 우리에겐 여전히 먼 미래 같지만 미국과 중국에선 흔한 일상으로 자리 잡아 간다.

변화는 받아들일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의 화두이자 먹거리다. 시간이 갈수록 기술 혁명의 속도는 빨라지고 미래는 쏜살같이 다가온다.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AI 관련 기업을 인수하면 국내에선 왜 삼성이 그 기업을 인수했는지를 묻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왜 그 기업이 삼성을 파트너로 골랐을까를 궁금해한다. 바다 건너 세상과 우리의 인식 차이가 벌써 이렇다.

100년 전 인상주의 화가 고갱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물었다. 지난 연말 만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자원도, 돈도 부족한 우리의 유일한 무기는 스피드"라고 말했다.

우리의 경쟁력이 어디에서 왔고 우리가 어디를 향해야 할지 곱씹어볼 때다. 시간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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