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태광 오너리스크 '티브로드' 경영권 흔들린다

안정준 기자, 박준식 기자
2018.11.12 18:30

티브로드 2대주주(20%) IMM 기업가치 훼손 우려, 동반매도청구권 검토…태광 측 상장약속 불이행 단초

지난 2011년 6월 22일 태광 이호진 전 회장이 서울 마포 서부지방법원으로 첫 공판을 받기위해 들어서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황제 보석' 논란에 휩싸인 태광그룹이 핵심 계열사 티브로드 경영권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호진 전 회장이 '간암 석방 후 보석상태에서 음주와 위수지 이탈을 수시로 행했다'는 논란이 벌어져 이른바 '오너리스크'가 전이된 결과다.

태광그룹 계열의 종합유선방송사 티브로드 2대주주(20.13%)인 IMM프라이빗에퀴티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강제 경영권 매각과 소송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태광과 티브로드가 상장을 약속하고 국민연금 자금이 포함된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수년째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일정을 미루고 있어서다. 국민연금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투자 당시에 맺은 경영권 지분 동반매각권(Drag along)을 활용하거나 그에 준하는 제재 수단을 쓸 수 있다는 입장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브로드 1, 2대 주주인 태광과 IMM은 최근 티브로드 지분 20.13% 투자금 회수를 위한 지분 매매 가격을 협상하고 있다. 하지만 협상은 반년 이상 지지부진한 상태로 태광이 원하는 금액과 IMM이 요구하는 가격의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 측은 최대한 투자 원금에 가깝게, IMM은 애초에 약속했던 상장 실현 가격을 기초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호진 전 회장의 오너리스크가 불거졌다. 간암 말기라던 이호진 회장이 7년째 보석 상태에 있는데 이 상황에서 일반인처럼 자유롭게 매일 술과 담배를 즐기며 명품 쇼핑과 영화 관람까지 즐기고 있다는 폭로가 전해진 것이다. 여론은 이로인해 '황제 보석' 비판이 불거지면서 뜨겁게 비등했다.

국민연금 자금을 운용하는 IMM 등은 2014년 태광 주요계열사 티브로드 지분 20.13%를 2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들이 인수한 지분은 이 전 회장의 구주 10%와 티브로드가 발행한 전환우선주였다. 당시 이들은 태광그룹이 2017년까지 티브로드를 상장하지 못하면 태광이 되사주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지난해 티브로드 상장은 무산됐고 태광은 IMM 등의 지분을 되사기로 했지만 가격적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유로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 지지부진한 협상 중에 태광 실소유주인 이호진 전 회장의 개인 일탈이 보도되면서 여론이 악화하자 IMM 등은 티브로드의 잠재 가치가 더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2014년 IMM이 투자할 당시 티브로드의 영업이익은 1579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엔 1272억원으로 떨어졌고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종합유선방송업계 수익성 둔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티브로드의 지분 가치가 계속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IMM은 재매각 지분 가치를 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이를 되사줘야 하는 태광은 2000억원 초반대를 주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IMM은 협상 지연이 계속 이어질 경우 국민 자금에 대한 배임 가능성이 지적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이로인해 당초 투자 시에 맺은 동반매도청구 권한이나 소송 가능성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일단 가격 협상이 우선이지만 이 문제가 태광 측의 지연으로 더 지연된다면 결국 이호진 회장 지분이 포함된 태광 측 79.73%를 합해 강제로 경영권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초강수다.

동반매각권을 발동하면 태광은 티브로드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은 개인적으로 티브로드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티브로드의 지난해 상장도 이호진 전 회장이 회사 공개를 망설여서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 오너 스스로 가장 아끼는 사업을 잃을 위험을 초래하게 됐다"고 말했다. 태광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현직이 아니며 대주주라서 회사 차원에서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거래 핵심 관계자는 "동반매각이나 (태광에 대한) 다른 제재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으로 콜옵션(IMM 지분 20% 재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시간이 다소 지연됐지만 서로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소송 등 법정분쟁을 벌이지 않고 원만하게 (가격협상을) 타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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