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시급 1만2000원 준다고 해도 아르바이트(단기알바)하겠다는 문의조차 없습니다. 배달이나 택배는 아르바이트하려고 경쟁까지 한다고 하는데, 저희는 일손이 부족해서 영업도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 착잡합니다. 온라인 구인사이트에 꾸준히 게재하고 유료 광고도 하고 있지만 몇 달째 구해지지 않네요. 당장은 상황이 바뀌길 기다리는 거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약 165㎡(50평) 규모의 주점 '오늘, 와인한잔'을 운영하는 이창호 대표는 머니투데이 기자에게 심각한 구인난으로 정상운영이 어려울 정도라고 털어놨다. 손꼽아 기다리던 '사회적 거리두기(이하 거리두기) 해제'로 모임인원·영업시간 제한이 풀렸는데도 일할 사람이 없어 장사를 못할 상황이다. 최저시급(9160원)보다 30% 가량 높은 1만1500원~1만2000원을 준다고 해도 아르바이트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이 대표는 거리두기 해제에 맞춰 추진했던 정상영업을 인력 부족 때문에 당분간 미뤘다. 코로나19(COVID-19) 영향이 있기 전에는 7~9명이 하던 일을 지금은 4명이 하고 있다. 영업시간도 오후 4시부터 다음달 오전 5시까지였지만, 지금은 개점을 오후 5시로 늦추고 마감도 오전 3시로 앞당겼다. 결과적으로 운영시간을 13시간에서 10시간으로 30%가량 줄였다.
일손 부족에 운영 규모도 줄었다. 전체 테이블이 40개 정도인데, 이 중 10명 이상 들어가는 단체석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 현재 인력으로 단체주문을 처리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운영조차 못하는데, 식용유 가격이 35% 넘게 오르는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이 대표가 손에 쥐는 돈은 거의 없다. 매출액은 코로나19 이전보다 40~50% 이상 떨어졌다.
이 대표는 이곳 이외에도 서울에 점포 3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온라인 구인사이트 유료광고를 위해 한 달에 100만원 가량 쓰고 있지만 여전히 일자리를 채워지지 않는다. 이 대표는 "근무시간을 채워야 하는 방식이라 배달 등 건수 단위로 수당을 받는 것보다 메리트(장점)가 적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오후 7~10시에만 일하는 아르바이트도 뽑으려 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급여를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높아진 인건비에 맞추려면 제품단가를 올려야 하는데, 이 경우 수익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 대표는 "아르바이트 시급을 올려주려고 소줏값을 올리긴 어렵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인건비를 올려준다고 해도 인력공급 자체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다른 가게에서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자영업자들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온라인 채용사이트 알바몬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4월 10~16일) 모집공고 건수는 20만1860건으로 전주대비 29%나 증가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온라인 구직사이트 모집공고도 늘어나고 있다.
올 1분기로 범위를 넓혀보면 알바몬에 등록된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는 242만94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3만여건)과 비교해 69%나 증가했다. 알바몬 관계자는 "정부가 마스크 착용 해제를 비롯한 거리두기 완화 정책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종식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배달 애플리케이션 등 플랫폼들이 인력을 빨아들이면서 보험업계는 주요 매출원인 보험설계사 등의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 일을 하려면 남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불완전판매 등으로) 언제든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며 "기존 설계사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활동성이 높은 젊은 보험설계사의 유입은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보험설계사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