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로 재점화된 美中갈등…'보호무역 강화'에 기업들 초긴장

최경민 기자, 임찬영 기자, 최지은 기자
2025.10.12 14:51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되어 있다. 2025.02.19.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중국이 꺼낸 희토류 수출통제 카드에 미국이 '추가 관세 100%'로 맞서자 국내 산업계도 초긴장 상태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불확실성이 증폭되고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이 수출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희토류는 반도체, 전기차, 로봇, 풍력 등 첨단 산업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희토류 전 세계 채굴량의 약 70%, 정제량의 90%를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희토류 채굴, 제련, 영구자석 제조, 2차 자원 재활용 기술 등에 대한 수출 통제 방침이 뼈아픈 이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희토류는 반도체 웨이퍼 연마 작업 등에 필수 원료다. 일단 국내 기업의 경우 충분한 희토류 재고를 확보한 상태다.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납기 지연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수출 허가를 위한 추가적인 서류 작업 등의 부담도 증가한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는 전기차 K밸류체인을 흔들 수도 있다. 희토류가 전기차·하이브리드차용 모터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아 등을 위한 주요 소재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미국·호주·베트남 등으로 희토류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업계 전반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게 현실이다. 이외에 희토류는 풍력 터빈용 고출력 자석, 광학 레이저와 레이더 장치 등에도 광범위하게 쓰인다. 관련 기업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영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맞불 카드로 내세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100%'가 현실화한다면 글로벌 무역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주고 우리 기업들에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이미 미국이 '관세 폭탄'을 본격화한 지난 4월 이후 국제 무역이 위축되고 있다. 지난 2분기 글로벌 교역량은 3개월 연속(-0.9%, -0.4%,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소재 한 희토류 광산 전경.

재계는 두 달전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국 법인의 VEU(검증된 최종사용자) 지위를 철회한 것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수출 제한 조치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VEU 철회로 두 기업은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 등을 반입하려면 미국으로부터 개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 발표 역시 남겨둔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조선·해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밖에서 건조한 자동차를 운반하는 선박의 입항 수수료를 당초 예고보다 3배 이상 높이기도 했다. 이들 선박의 입항 수수료는 오는 14일부터 순톤수(화물이나 여객 화물에 사용되는 공간의 용적) 기준 톤당 46달러가 부과된다. 이 경우 국내 최대 자동차 운반선 선사인 현대글로비스는 7000CEU(1CEU는 차 1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 단위)급 기준 선박 1척당 연간 64억원가량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호무역 기조는 더욱 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EU(유럽연합)는 철강 무관세 쿼터를 총 1830만톤(지난해 대비 약 47% 축소)으로 제한하면서 쿼터 초과분에 대한 관세율을 25%포인트 상향(25%→50%)키로 했다. 미국으로부터 이미 철강 관세 50%를 부과받아온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 업계는 최악의 경우 EU로부터도 고율의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한국무역협회는 EU의 철강 관세 방침에 대해 "봉합 국면이던 EU-미국 양자 간 통상마찰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희토류 산업 영향/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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