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역량 강화하는 현대차그룹, 왜?

'배터리' 역량 강화하는 현대차그룹, 왜?

유선일 기자
2026.03.27 17:10
현대차·기아의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조감도/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의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조감도/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배터리 기술 경쟁력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성능 향상은 물론 로보틱스·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이동성) 사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 내재화가 필수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495,000원 ▲5,000 +1.02%)는 최근 수년째 공격적으로 배터리 전문인력을 채용 중이다. 이달 시작한 대규모 신입·경력 채용에서도 제조·공정 기술 개발, 생산관리 등 배터리 부문에서만 총 12개 공고를 냈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자동차 생산· R&D(연구개발) 부문과 함께 배터리 기술인력을 뽑았다. 2024년에는 배터리 기술인력 별도 채용을 진행하며 "안정적인 소재 확보부터 배터리 설계와 관리 역량 강화, 차세대 제품 개발 등 배터리 전 영역을 아우르는 기술 역량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가 이같이 배터리 전문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우선 '완성도 높은 전기차' 생산을 위해서다. 현대차는 SK온, LG에너지솔루션(394,500원 ▲10,000 +2.6%), 중국 CATL 등으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지만 단순한 '구매자'가 아닌 '협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 시 목표로 하는 주행거리·전비·충전시간 등을 구현하려면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기업 간 긴밀한 협업이 필수라서다. 이를 위해 현대차 역시 높은 배터리 설계·개발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향후 본격적인 '배터리 공급사'로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2023년 SK온, LG에너지솔루션과 각각 북미 배터리 셀 합작공장 설립을 확정했다. 두 공장에서 생산한 셀은 현대모비스(408,500원 ▲10,000 +2.51%)가 배터리 팩으로 제작해 전량 미국 내 현대차그룹 공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지만 향후 외부로 판매 범위를 넓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국내 한 배터리 전문가는 "현대차그룹이 국내외 배터리 생산 업체와 굳이 경쟁하려 할지는 의문"이라며 "현재로서는 자체 전동화 역량 제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배터리 기술 역량은 중요하다. 배터리는 사실상 모든 모빌리티 수단에 꼭 필요한 부품이다. 일례로 2028년 미국 HMGMA(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에 도입하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가 쉼 없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고품질 배터리가 있어야 한다. 아틀라스의 배터리 수명은 4시간이며, 방전이 예상될 경우 아틀라스가 스스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한 후 작업에 복귀한다.

한편 현대차·기아(155,800원 ▲1,100 +0.71%)는 남양연구소와 의왕연구소 등에서 배터리 소재, 셀 설계와 공정 기술 선행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경기도 안성시에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구축을 시작했다.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올해 말 준공하는 이 캠퍼스에 셀 제조 전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설비를 갖추고 배터리 혁신 기술의 적용 가능성과 품질, 안전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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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등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 대학원에서 국가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2022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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