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배터리 굴기에 맞서 SK온이 고전압 미드니켈, 원통형, 각형 배터리 등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글로벌 점유율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최근 완성차업체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 가능한 차세대 전지를 개발한단 목표다.
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플러스(SEP) 2025'의 '에너지 산업의 미래-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망을 잇는 혁신과 노선' 컨퍼런스에서 "전기차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선 배터리 성능 향상이 핵심"이라며 "SK온은 에너지 밀도, 급속충전, 안전성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은 2019년 니켈 함량을 약 90%로 높인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를 3년 뒤 양산한 이후 주력상품으로 삼고 있다. 박 원장은 "그간 하이니켈의 문제로 꼽혀 온 수명과 안정성 문제를 특수 첨가제, 세정, 열처리 기술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가격경쟁력과 성능, 수명, 안정성을 고루 갖춘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도 개발이 완료됐다. 이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 소재에서 니켈 함량이 50~70%인 배터리를 말한다.
이뿐만 아니라 SK온은 각종 폼팩터(제품 외형)·케미스트리(화학적 구성)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춰나가고 있다.
독자적인 소재 및 공정 기술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급속충전 성능 확보에 나섰다고도 소개했다. 박 원장은 "현재 18분 수준인 전기차 급속충전 시간은 2030년까지 약 10분으로 단축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음극 자기 배향, 음극 다층 코팅, 마이크로 패턴 기술 등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음극 내부에서 리튬 이온의 이동 경로를 직선화하고, 다층 코팅과 패턴 기술을 통해 이동 속도 및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액침 냉각 기술도 앞세운다. 박 원장은 "절연성 냉각 플루이드를 배터리 팩 내부에 순환시켜 열을 방출하는 방식"이라며 "급속충전, 과충전 등 발열이 심한 상황에서도 배터리 셀 온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해 배터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수명도 길어진다"고 했다. 액침 냉각은 배터리·서버 등 열이 발생하는 전자기기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에 직접 담가 식히는 것을 말한다.
박 원장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며 "배터리 특성과 상태에 따라 안전진단이 가능한 고도화된 기술을 개발했다"고 했다. SK온의 BMS는 국내 최초로 국제 사이버보안인증(CSA)을 획득했다. CSA는 사이버 보안 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개발·검증된 제품에 부여되는 인증이다.
최근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겪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대해선 일부 우려가 있지만, 앞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캐즘 기간에도 중국은 전기차 침투율은 46%에 달했다"며 "미국, 유럽 등도 20% 정도로 실질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 원장은 "결국 자동차는 인공지능(AI)이 기반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차량에 쓰이는 전력이 어마어마한 양이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당연히 효율성이 좋은 배터리 쪽으로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