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비용 오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 위축' 가능성 높아"

최지은 기자
2025.11.11 12:00

대한상의 SGI 보고서 발간, 첨단산업일수록 제조 원가에서 전력 비중 높아 부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되어 있다./사진=뉴시스

전력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전력 요금 제도와 공급 체계 전반에 대한 정책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1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전력 공급 능력이 충분히 확대되지 않으면 전력 수요가 2% 늘어날 때 전력 가격은 일반 물가 대비 약 0.8%포인트(p) 더 상승하고 GDP(국내총생산)는 0.01% 감소한다"고 밝혔다. AI(인공지능) 수요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력 가격 상승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력 집약적 첨단 산업의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박경원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산업은 제조 원가에서 전력 비용의 비중이 높고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도 어렵다"며 "생산비 부담 가중으로 생산 전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 SGI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력 산업의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 SGI 분석에 따르면 전력 산업 생산성이 1% 개선될 때 전력 가격은 일반 물가 대비 약 0.6%p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 제고 방안으로는 △수요자 중심의 전력 거래 체계 확립 △전력 산업 전 주기의 기술 혁신 △에너지·디지털 융합형 전문 인재 양성 등을 제시했다.

대한상의 SGI는 "국내 전력 시장은 경직된 제도와 제한적인 가격 신호 기능으로 수요 변화에 따른 효율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시간 전력 수급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시장 구조와 전력 소비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요금 제도 마련 등 민간 참여와 혁신을 강화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전·송배전·수요관리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기술 혁신을 통해 설비 효율을 높이고 계통 운영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고효율 발전 설비 도입, 전력망 고도화, AI와 ESS(에너지저장장치)를 활용한 계통 운영 최적화 등을 제안했다.

또 AI 기반 전력 계통 운영, 스마트그리드, 재생에너지 통합 관리 등 전력 산업의 전문성과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체계적인 인재 양성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AI 기반 성장에 필수적인 에너지 공급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해 기업의 전력 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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