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약 130만㎡(약 40만평) 규모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초대형 복합시설에 '칠러'(Chiller)를 공급하며 '글로벌 사우스'(저위도 개발도상국 등을 통칭) 공략에 속도를 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들어서는 초대형 복합시설 '디 에비뉴'에 2만8000RT(냉동톤) 규모의 칠러를 공급했다. 1RT는 약 33㎡(약 10평) 규모의 공간을 냉방할 수 있는 용량으로 2만8000RT는 약 92만5600㎡(약 28만평)를 동시 냉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디 에비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비전 2030' 전략 아래 추진 중인 '기가 프로젝트'(GIGA Project) 핵심 사업의 하나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신도시, 대형 관광·리조트 단지,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등 대규모 개발을 진행하며 공공시설과 산업단지 등에 고효율 냉각시스템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
LG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글로벌 사우스 핵심 시장으로 삼으면서 HVAC(냉난방공조)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 공항에 총 1만5000RT 규모 칠러를 공급했다. 최근 미래도시 프로젝트인 네옴시티(NEOM City) 첨단산업단지 옥사곤(Oxagon)에 1.5GW(기가와트급)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하며 AI 인프라 시장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LG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셰이커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이달부터 현지에서 공기조화기 생산을 시작했다. LG전자가 추진하는 '현지 완결형 벨류체인' 기조의 연장선이다. 공기조화기는 대형 빌딩과 산업 시설 등에서 온도·습도 제어와 공기 정화를 담당하는 설비로 칠러 시스템 등과 연동해 사용한다. 양사는 가정용·상업용 외 산업용 공조 시설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칠러에 적용된 '인버터 기술'은 현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버터 기술은 모터와 컴프레서의 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 특히 LG전자의 '무급유 인터버 터보 칠러'는 압축기 모터의 회전축을 전자기력으로 공중에 띄우는 자기 베어링 기술을 적용해 내구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LG전자의 칠러는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인정받아 최근 중동 HVAC 전문 매체 CPI Industry가 주관하는 '사우디 어워즈 2025'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공조 사업 매출을 지금의 두 배 수준인 20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중동 지역은 고온 환경 특성상 냉각 효율이 산업·도시 운영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장"이라며 "축적된 고효율 기술과 현지 요구에 맞춘 솔루션을 기반으로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전역에서 사업 기회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