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위협하는 수입 전기차

유선일 기자
2026.02.09 04:00

중국산 제품군 '가성비 공세'
국산업체 점유율 50% 위태
세제 혜택 등 정부지원 절실

수입차의 '저가 공세'로 올해 한국 전기차시장 내 국산 점유율이 5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는 전기차시장이 개별기업이 아닌 국가간 경쟁체계가 된 만큼 정부가 국내생산촉진세제 등 국산 전기차 지원방안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한국시장에 진출한 중국 전기차업체 BYD가 가격 2450만원(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혜택 적용, 보조금 적용 전)의 '돌핀'을 출시했다. 앞서 테슬라가 지난해말 주요 모델의 가격을 최대 940만원 낮춘 데 이어 기아도 지난달 실구매가 기준 3000만원대의 'EV5' 스탠더드모델을 선보이며 불을 붙인 가격 낮추기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셈이다.

하지만 저가경쟁이 치열할수록 국산업체들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자국생산 전기차에 적용하는 보조금 등 각종 혜택, 한국의 높은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국산 전기차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 등 해외 전기차기업은) '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 어디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공식이 있기 때문에 출혈경쟁을 감당한다"며 "수익성이 낮아도 일단 저가에 판매하고 있어 한국 기업이 이를 당해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제조국별 국내 전기차 신규등록 현황/그래픽=윤선정

이에 올해 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집계에 따르면 국산 전기차 점유율(신규등록 기준)은 2022년 75%로 정점을 찍고 점차 낮아져 지난해 57.2%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33.9%로 아직은 국산과 격차가 있다. 하지만 신규등록 대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중국산이 112.4%로 국산(34.2%)보다 훨씬 높았다.

업계에서는 정부지원 확대가 절실하다는 분위기다.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국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자국 전기차업체에 유리한 제도를 운용하는데 한국만 예외가 돼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다.

'한국판 IRA(인플레이션감축법)'로 불리는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이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최종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세액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정부가 오는 7월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업계는 "도입이 시급하다"고 촉구한다. 오는 7월 세법개정안에 관련 방안을 담아도 법률개정과 후속작업 등을 고려하면 실제 시행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제도도입 혜택이 대기업에만 돌아갈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낸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전기차시장은 '국가간 대항전'이 됐다"며 "국산 전기차가 많이 팔려야 국내 부품업계도 혜택을 볼 수 있는 만큼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대기업-중소기업 프레임'에 가두지 말고 서둘러 도입해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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