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램이라도 더… 단백질 음료 '함량 전쟁'

1그램이라도 더… 단백질 음료 '함량 전쟁'

이병권 기자
2026.04.14 04:15

40g흔해져… 매일·남양은 45g으로 제품 리뉴얼
높은 함량 경쟁력 인식… '용량比 최대' 마케팅도
과잉섭취 우려… "개인 식습관·활동량 맞게 활용"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 추이/그래픽=이지혜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 추이/그래픽=이지혜

단백질 음료(Ready to Drink·RTD) 시장의 '단백질 함량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점차 레드오션으로 접어들며 단백질을 1g이라도 더 담아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과열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최근 국내 단백질 음료 가운데 가장 많은 45g의 단백질을 담은 '셀렉스 프로핏 스포츠'(350㎖) 와일드초코를 출시했다. 앞서 남양유업도 '테이크핏 몬스터'의 단백질 함량을 기존 43g에서 45g으로 늘려 리뉴얼했다.

단백질 음료의 단백질 함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출시 초창기 10~20g 수준이던 단백질 함량은 음료용량 증량과 맞물리며 최근 40g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대상·빙그레·오리온 등도 40g 이상 단백질을 담은 제품으로 경쟁에 가세했다. 이는 닭가슴살 두 덩이에 들어 있는 단백질량과 맞먹는다.

단백질 함량이 곧 제품경쟁력으로 인식되면서 숫자 중심의 '함량 경쟁'이 격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사한 성분과 콘셉트로 제품간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경쟁제품보다 단백질 함유량을 조금이라도 더 높여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국내 최대 함량'이나 '용량 대비 최대 함량' 등의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도 확산한다. 단백질 함량이 클수록 더 건강한 제품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아침식사 대체용'을 강조하는 등 활용성을 부각하는 홍보방식도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단백질 함유량 경쟁 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단백질을 일정 수준 이상 섭취하더라도 추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도한 섭취는 신장에 부담을 주거나 소화불편, 탈수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성인 남성의 하루 단백질 권장량은 60~70g 수준으로 40g짜리 고함량 제품 1병이면 권장량의 상당부분을 채울 수 있다. 운동량이 많지 않은 일반 소비자의 경우 반복섭취 시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백질 음료뿐 아니라 간식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초콜릿 형태의 '프로틴바' 등은 겉면에 단백질 함량을 크게 표시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알린다. 당류와 지방을 포함한 가공식품이라는 점에서 '건강한 간식' 이미지와 실제 영양성분간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백질 함량 경쟁은 단백질 시장이 빠르게 커진 것과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은 2019년 약 1200억원에서 2024년 45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올해는 8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층 확대도 경쟁격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근력운동을 하는 이들이 분말 형태로 물에 타 먹는 보충제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RTD 형태가 보편화하며 직장인·다이어트 소비자 등으로 수요가 넓어졌다. 단백질 음료가 '일상 루틴'으로 자리잡으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단백질 관련 식품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제품간 차별화보다 함량이 강조되는 경쟁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며 "소비자의 활동량과 식습관에 맞는 섭취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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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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