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베트남 등 현지 생산능력 확대…中 맞선 가격 경쟁력 확보

HD현대(244,000원 ▼8,000 -3.17%)의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SEA Belt(동남아시아 벨트)'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 확보한 조선소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향후 수주한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정비)를 현지에서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388,500원 ▼5,500 -1.4%)은 HD현대필리핀조선의 생산능력을 올해 4척에서 2030년 연간 10척 수준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맞춰 약 2150명 수준인 인력도 2030년까지 5500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필리핀 조선소를 활용한 미 해군 MRO 사업 진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5월 미국 서버러스 캐피탈과 필리핀 수빅 조선소 일부 부지 임차 계약을 체결하고 HD현대필리핀조선을 출범시켰다.
해당 조선소는 과거 한진 수빅조선소 시절 벌크선과 탱커선을 중심으로 세계 10위 규모로 성장했으나 조선업 불황 이후 경험이 부족한 대형 컨테이너선과 중형 액화석유가스(LPG)선 건조에 나서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2024년까지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으며 현재 HD한국조선해양은 생산시설 보수와 함께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인근 지역의 젊은 인력 유입을 위한 현지인 기숙사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해외 거점 성공 사례로 꼽히는 HD현대베트남조선의 생산능력 확대도 병행한다. 일단 이 조선소의 생산능력을 지난해 16척에서 2029년 20척, 장기적으로는 30척까지 늘리면서 도크 확장과 추가 부지 매입 등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SMITH(Shipbuilding Make in India Together With Hyundai)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HD현대는 지난해말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와 신규 조선소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1월에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인도 뉴델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조선업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두고 HD현대의 인도 대규모 투자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이 동남아 거점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조선소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로 HD현대베트남조선은 울산조선소 대비 약 15% 낮은 비용으로 선박 건조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국내 노동인구 감소와 제조업 기피 현상 등 인력 수급 측면에서도 동남아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적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해외 조선소간 인력 교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경험을 쌓은 해외 인력이 자국으로 복귀해 근무하거나 해외 인력이 국내 조선소에 투입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동남아 거점 확대에 따라 국내 주요 기자재 업체들의 해외 동반 진출도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독자들의 PICK!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해외는 중국에 빼앗긴 점유율 회복에 초점을 맞춘 투트랙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며 "불안정한 글로벌 경기와 조선업 사이클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