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시대 맞춤형 고성능 배터리로 NCM(니켈·코발트·망간)·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가 각광받으면서 K배터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배터리 3사의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36.3%였다. 2023년만해도 48.9%에 달했지만, 약 2년만에 30%대까지 밀린 것이다. 대신 CATL(30.0%)·BYD(7.9%) 등 중국 기업의 약진이 이뤄졌다. K배터리가 LFP(리튬·인산·철) 대비 고성능인 삼원계에 집중한 탓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원가 절감'이 화두로 떠오르자 중저가 LFP를 앞세워 점유율을 키웠다.
하지만 최근 짧은 주행거리와 겨울철 성능 불안정, 배터리 재활용의 어려움 등 LFP의 단점이 부각되며 삼원계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됐다. 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CTO)도 "현재 LFP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시 하이니켈(니켈이 약 90% 들어간 삼원계) 배터리 계열로 회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SNE리서치는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삼원계 양극재 적재량이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방 수요 부진 속에서도 공급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AI의 발전은 삼원계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자율주행 전기차는 주변 감지를 위해 카메라·라이다·레이더·초음파센서 등을 쉼없이 가동해야 하고, 휴머노이드 로봇·UAM(도심항공교통) 등도 마찬가지다. 삼원계 하이니켈처럼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기업들은 삼원계의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해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은 하이니켈 양극재를 주력으로 삼으면서 니켈 95% 수준의 '울트라 하이니켈'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하이니켈 기술은 안전성과 성능을 극대화한 '꿈의 배터리' 전고체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희영 에코프로비엠 H2개발팀장은 "자율주행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려면 하이니켈이 정답"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 UAM 경우에는 당장 하이니켈을 대체할 게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