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더미 치우고 태양광.."매달 20만원씩 들어와"[넷제로케이스스터디]

안성(경기)=권다희 기자
2026.03.28 07:50

<13>경기도 안성 소동산 마을, 방치된 땅을 '햇빛 소득'으로 전환
경기도 사업 참여로 마을 태양광 발전소 수익 매달 주민 소득으로
기업 지원으로 단 주택 태양광에 전기료 부담↓…"에어컨 틀어도 수천원"

[편집자주] 녹색전환·탄소배출 저감은 거대한 과제이지만 동시에 할 수 있는 데에서부터 구체적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머니투데이가 탄소배출 저감과 에너지전환을 향해 가는 '현재 진행형' 사례들을 매주 소개합니다.
안성 소동산마을의 마을 태양광 발전소 전경/사진=권다희 기자

"여기가 원래 쓰레기 더미였어요. 그냥 방치할 바엔 태양광을 설치해 마을도 깨끗해지고 소득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지난 20일 찾은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소동산마을. 마을회관에서 차로 3분가량 이동하자 70번 국도 뒤편 공터의 경사면을 따라 100미터 넘는 길이로 펼쳐진 태양광 패널이 눈에 들어왔다. 유석은 소동산마을 이장(72세·사진)은 이 공간이 마을 태양광 발전소로 바뀌게 된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소동산마을 유석은 이장이 마을태양광 설립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권다희 기자
"버려진 마을 공터에 태양광 설치"

한때 이곳은 쓰러진 나무와 각종 폐기물이 쌓여 방치됐다. 잡목이 무성해 차량 통행이 어려웠고 도로에서 버려진 대형 쓰레기들이 무단 투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태양광 발전소로 탈바꿈한 뒤 매달 주민들에게 수익을 안겨주는 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소동산마을 태양광 사업은 유 이장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그는 태양광 사업에 종사한 경험이 있어 관련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2023년 경기도가 '기회소득마을'* 사업을 공모하자 안성시에서는 소동산마을이 가장 먼저, 유일하게 참여 의사를 밝혔다. 태양광 발전이 마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물론 사업 추진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복잡한 행정 절차와 설계도 제출·도로 점용 허가 등 대부분의 과정을 유 이장이 사실상 홀로 감당해야 했다. 주민 설득도 큰 과제였다. 총 사업비의 20%를 주민이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유 이장은 "여러 이유로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다"며 "의견을 모으는데 1년 이상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마을회관에 부착된 경기도 '우수마을' 인증서/사진=권다희 기자
태양광으로 '월 수익' 생긴 마을

우여곡절 끝에 2024년 7월 363.6킬로와트(kW) 규모의 '소동산 태양광발전소'가 완공됐다. 전체 마을 43가구에서 24명의 주민이 참여해 만든 유한회사 '소동산공동체'가 운영 주체가 됐다.

발전소 가동 이후 투자한 지분에 따른 수익이 주민들에게 매달 지급되기 시작하면서 만족도도 높아졌다. 현재는 1인당 월 15만~20만원 수준의 수익이 돌아가고 있다. 주민 유석록씨(62세)는 "사업에 매우 만족한다"며 "참여하지 않은 주민들은 지금쯤 많이 아쉬울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발전 수익 일부는 마을 전체를 위해 쓰이고 있다. 수익의 8%를 마을 기금으로 적립하도록 정관에 명시해 공동 복지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소동산공동체'는 첫해에 약 300만원을 모아 전 주민에게 명절 선물을 지급했다. 유 이장은 "특정 주민만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마을 전체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함께 잘 사는 것이고, 태양광은 그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소동리마을회관 위에서 바라 본 마을 모습. 주택마다 지붕 태양광이 설치돼 있다/사진=권다희 기자
지붕 태양광 효과…"전기료 수천원에 불과"

마을이 태양광에 익숙해진 계기는 그보다 앞선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근 물류 기업이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소동산 마을에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유 이장은 지원 품목을 '주택 지붕 태양광 설치'로 제안했다. 지속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서 약 40가구에 3kW 규모 지붕형 태양광이 설치됐다. 이후 주민들의 전기요금은 눈에 띄게 줄었다. 유 이장은 "가전제품보다 태양광이 훨씬 오래 남는 자산이라고 판단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사실상 전기요금이 '0원'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유석록씨는 "여름에 에어컨을 마음껏 써도 전기요금이 1만원 이하로 나와 놀랐다"고 전했다. 또다른 주민 홍인의씨(69세)도 "전기요금 절감과 발전 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매우 만족한다"며 "마을 태양광이 더 확대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전기요금 인하 효과를 체감한 일부 주민들은 이후 자비를 들여 3kW의 태양광을 추가로 설치하기도 했다. 유 이장은 "처음 시작이 가장 어렵다"며 "지붕 태양광으로 효과를 직접 경험한 것이 주민들이 사업에 참여하도록 이끈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소개했다.

소동산마을회관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모습/사진=권다희 기자
지속가능한 운영은 여전히 과제로

소동산마을 사례는 인근 지역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지만, 모든 마을이 쉽게 따라 하기에는 여전히 장벽이 존재한다. 특히 발전소 유지·관리 부담이 고스란히 마을에 남아 있다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잡초 제거부터 전기 안전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세금 신고까지 운영에 필요한 비용과 업무가 꾸준히 발생하지만 이를 전담할 인력이나 별도의 지원 체계는 사실상 전무해서다.

유 이장은 "설비 구축 이후의 관리를 마을이 책임져야 하는 구조"라며 "관리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 운영을 누가 맡을지 등에 대한 기준이 없는 점이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