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6억 vs 600만원' 커지는 노노갈등…삼전 합의안 투표 안갯속
성과급 격차 따른 내부 반발 커지며 표심 예측 어려워져…부결 시 총파업 재개 가능성도

삼성전자(292,500원 ▼7,000 -2.34%) 노동조합이 사측과 도출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두고 조합원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가결될 경우 합의안은 최종적으로 법적 효력을 갖게 되지만, 부문·사업부별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조합원 반발이 거세지면서 '노노(勞勞) 갈등'이 가결 여부의 최대 변수로 거론된다. 투표가 부결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사태 장기화는 물론 총파업 재개 가능성까지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전날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가결을 위해선 '투표 참여 인원의 과반'이 동의해야 한다. 지난 21일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850명,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1만9053명이다. 양대 노조에 복수로 가입한 조합원을 제외하고 3만명대 중반의 찬성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는 모바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표에 참여하는 노조원 상당수가 특별경영성과급을 받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소속이라는 점에서 가결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조합 내부 반발 기류도 이어지면서 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조합 내부 갈등이 투표 결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완제품 사업 중심인 DX(디바이스경험)부문과 시스템LSI·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을 중심으로 성과급 격차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분위기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40조원에 달한다고 가정할 경우 1인당 성과급은 메모리사업부 6억3000만원, 시스템LSI·파운드리 1억8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DX부문은 OPI(초과이익성과금)를 제외하면 600만원 수준에 그친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막판 투표권을 확보해 합의안 부결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투표 자격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도 갈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동투쟁본부가 DX부문 중심으로 구성된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 조합원들에게는 투표권이 없다고 공지하면서다. 앞서 동행노조는 "성과급 협상 과정에서 DX부문이 배제됐다"며 공동투쟁본부를 탈퇴한 바 있다.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동행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잠정합의안은 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 지위를 상실한 이후 체결됐다"며 "투표권은 공동교섭단에 참여한 초기업노조와 전삼노의 2026년 5월21일 14시 기준 조합원 명부를 기준으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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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성과급 격차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DX부문 직원을 중심으로 최근 동행노조 가입이 빠르게 늘어나던 상황이라 논란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동행노조의 조합원 수는 지난 15일 2600여명 수준에서 이날 기준 1만2298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초기업노조에서는 DS부문 중심의 성과급 협상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며 최근 한 달 새 조합원 4000여명이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합의안이 통과되면 노사 모두 한숨을 돌릴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내부 반발이 상당해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비반도체 노조 "잠정합의안은 DX부문 패싱…부결 운동 착수"
전삼노·동행노조 "메모리 중심 졸속 합의" 반발…'투표 배제'에 법적 대응 밝혀

'비반도체'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중심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노사 잠정합의안에 반발하며 집단 부결 운동에 착수했다. 노조 내부 찬반 투표 자격을 둘러싼 신경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부 조합원의 투표 배제가 현실화할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제2·3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은 22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잠정합의안은 메모리 사업부 중심의 졸속 타결안"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반도체 사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DX부문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한 투자 여력이 있었다"며 "성과가 발생한 이후 특정 사업부만 성과를 가져가는 방식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산업이 어려웠을 때는 휴대폰과 TV·가전 사업 등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회사가 버텨왔는데 과실은 반도체(DS)부문이 독식하는 건 안 된다는 목소리다.
임금협상 과정에서 DX부문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배제됐다고도 지적했다. 구정환 동행노조 사무국장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지난 20일 대다수 노동자의 염원을 외면한 채 독단적인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며 "DX부문을 철저히 패싱하고 차별하는 합의안의 실체가 드러나며 단 하루만에 동행노조의 조합원이 1만명 폭증했다. 이는 초기업노조 집행부의 무능과 독선을 향한 현장의 엄중한 경고"라고 했다.
실제 2600여명 수준이었던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이날 기준 1만2000여명대로 급증했다. 최대노조인 초기업노조에서 이탈한 DX부문 조합원들이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초기업노조에서는 DS부문 중심의 성과급 협상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며 최근 한 달 새 조합원 4000여명이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가 중간에 이탈한 동행노조의 조합원들에 대해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배제를 결정한 것에도 "최악의 악수"라고 반발했다. 앞서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20일 "잠정합의안은 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 지위를 상실한 이후 체결됐다"며 동행노조 조합원들에게는 잠정합의한 찬반투표권이 없다고 공지했다. 구 사무국장은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노조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짓밟고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전체 노동자의 눈과 귀를 가리겠다는 치졸한 꼼수"라며 "동행노조 조합원을 배제하는 행위는 위법이자 재량권 남용이다. 투표 배제 강요시 법적 수단을 동원해 준엄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노조는 잠정합의안 부결 투표를 촉구하는 집단 운동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호석 전삼노 수원지부장은 "어제부로 타결안을 부결시키겠다는 운동을 정식으로 시작했다"며 "메모리가 아닌 다른 사업부와도 연대해 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찬반투표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부장은 "전삼노는 규약상 찬반투표를 24시간 전에 공지해야 하지만 많은 조합원들의 가입으로 서버에 문제가 생기며 공지가 늦어졌고 이는 분명한 절차상 하자"라며 "졸속으로 찬반 투표를 진행할 것이 아니라 규정에 맞게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노태문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이 지부장은 "지난 몇 개월 간 임금협상 과정에서 잡음도 많았고 DX직원들의 허탈감과 실망감이 가득찼음에도 노태문 부문장은 마치 강건너 불구경하듯 손놓고 쳐다만 봤다"며 "조직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어떻게 쇄신할지, 직원들이 어떻게 사기를 올릴 수 있을지 빠른 시일 내 면담을 통해 논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가결을 위해서는 투표 참여 조합원의 과반 동의가 필요하다. 특별경영성과급 수혜 대상인 DS부문 조합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노조 내부 반발 기류가 이어지면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