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내년에 선보일 중형 세단 'K5'의 두번째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에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다. 기존 2.0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상위급 모델에 적용하던 터보 시스템으로 교체해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K5 2차 부분변경 모델(프로젝트명 DL3 PE2)의 핵심 파워트레인에 1.6 터보 하이브리드를 얹을 예정이다.
기아는 최근 신모델 시작차(시범적으로 제작한 차량)를 만들어 품평회에 나섰다. 특히 신형 K5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는 내부 방침을 내리는 등 개발 과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단순한 연식 변경 수준을 넘어 내·외관 디자인을 대폭 변경하고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운영체제(플레오스 OS)를 탑재한다는 방침이다.
1.6 터보 하이브리드 라인업 구축은 관련 모델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성능 파워트레인을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그랜저와 K8 등 준대형급 이상에 주로 쓰이던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기존 2.0 하이브리드 대비 출력과 효율 면에서 우위에 있다.
기아가 풀체인지(완전변경) 대신 두번째 부분변경을 택한 배경에는 내연기관 수명 연장 전략도 자리잡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판매를 지속하기 위해 대규모 플랫폼 투자 대신 검증된 기반 위에서 파워트레인과 상품성을 고도화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현행 3세대 K5는 2019년 11월 판매를 시작해 2023년 11월에 1차 부분변경을 거쳤다.
실제로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근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신차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10만9167대를 기록했다.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의 인기 속에서도 K5 판매도 같은 기간 9.6% 증가한 8492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전환 속도 조절에 맞춰 하이브리드 제품군을 재편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기아가 K5의 파워트레인 업그레이드와 수명 연장을 확정함에 따라 현대차 역시 현행 8세대 쏘나타 모델에 대해 두번째 부분변경 진행 시 1.6 터보 하이브리드를 투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환경에서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갖추고 내연기관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해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며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된 미국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차 선택지를 통해 글로벌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