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싸들고 와도 못 사" '짝퉁 SSD'까지 등장…삼성, 수익 더 탄탄해진다

최지은 기자, 김남이 기자
2026.04.16 18:10

급등한 낸드 가격에 해외서 삼성 SSD 위조품 등장…삼성 파운드리, 전략적 위상 높아져

'짝퉁 삼성전자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유통될 정도로 최근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AI(인공지능) 확산으로 고성능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하면서 낸드의 실적 기여도도 커지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개선 흐름과 맞물리며 D램 중심이던 삼성 반도체의 수익 구조가 낸드와 파운드리로 다변화되는 모습이다.

높아지는 가격 상승 전망..낸드 효자 됐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수요 추이/그래픽=윤선정

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유럽에서 삼성전자의 소비자용 SSD인 '삼성 990 프로'를 모방한 위조품이 발견됐다.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됐으며 외형과 포장은 정품과 유사했지만 기판 색상이 다르고 전용 관리 소프트웨어에서도 정품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SSD의 위조품은 최근 일본에서도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위조 제품이 시중에 유통된 사례는 있다"며 "최근 가격이 급등하면서 위조 제품이 다시 적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개월 전 소매시장에서 20만원대였던 '삼성 990 프로' 2TB(테라바이트) 제품은 최근 가격이 60만대까지 오른 상태다.

AI 워크로드가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고성능·대용량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낸드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낸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92%에서 248%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낸드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데이터센터용 제품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면서, 모바일·PC 등 소비자용 낸드 가격 상승 폭은 더 커지고 있다. 메모리카드·USB 등에 쓰이는 범용 낸드(128Gb MLC 기준) 계약가격은 지난달 말 17.73달러로 1년새 7배 이상 올랐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낸드 가격 상승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낸드 시장에서 28%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적자였던 낸드 부분에서 올해 70조원 이상의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낸드 공급 부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와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낸드 수요가 2020년 406EB(엑사바이트)에서 올해 1191EB까지 3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1EB는 10억GB(기가바이트)다.

반면 신규 투자 이후 실제 생산 확대까지는 최소 2~3년이 소요된다. 대만 낸드 제조사인 파이슨의 푸아 케인셍 CEO(최고경영자)는 "올해 4분기에는 돈을 가지고도 낸드를 사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파운드리까지 번지는 삼성 반도체 '수익 구조' 강화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유통된 삼성전자 소비자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삼성 990 프로' 위조품. 외형과 포장은 정품과 유사했지만 기판 색상이 다르고 전용 관리 소프트웨어에서도 정품으로 인식되지 않았다./사진=컴퓨터베이스

낸드 시장의 상승과 함께 삼성 파운드리 개선 흐름은 반도체 사업 전반의 수익 구조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최근 5nm(나노미터) 이하 선단 공정 공급 부족이 심화디면서 삼성 파운드리의 전략적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공개한 AI5 칩 사진에서도 삼성 파운드리의 역할이 확인된다. 칩 표면에 'KR2613' 각인이 표시돼 있는데, 한국(KR)에 있는 삼성 파운드리 공장에서 2026년 13주차에 생산됐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최첨단 AI 칩 시제품 생산에 삼성 파운드리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또 해당 칩은 중앙 연산 다이(집적회로)를 기준으로 양옆에 메모리 패키지가 배치된 구조로 설계됐다. 머스크 CEO가 올린 사진에서는 SK하이닉스의 LPDDR(저전력 D램)이 쓰인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AI 칩 생산이 삼성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 파운드리는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2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낸 삼성 파운드리는 올해 1분기 손실 폭을 1조원 미만으로 크게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가동률은 80% 이상으로 상승하고, 2nm 모바일 수율이 80% 이상으로 안정화됐다"며 "웨이퍼 가격의 상승 트렌드가 지속돼 3분기 분기 단위 흑자 전환의 가시화됐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시장의 호조는 글로벌 1위인 대만의 TSMC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TSMC는 이날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늘어난 5725억대만달러(약 26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증권가의 기대치(25조3000억원)를 훌쩍 넘으며 8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순이익 성장률 기록을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D램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낸드와 파운드리까지 동시에 기여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첨단 파운드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드문 사업 체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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