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첫 서버랙 제품 발표, 엔비디아보다 HBM 탑재 용량 커...내년 HBM 시장 77% 성장 전망

AMD가 차세대 AI(인공지능) 시스템을 공개하며 엔비디아 독주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엔비디아 제품보다 더 늘어난 HBM(고대역폭메모리) 용량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AI 인프라 경쟁이 심화하면서 필수 제품인 HBM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24일 AMD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기술 콘퍼런스 'AMD 어드밴싱 AI 2026'에서 AI 서버용 GPU(그래픽처리장치) 'MI455X'와 첫 랙(rack) 단위 AI 시스템 '헬리오스(Helios)'를 공개했다. MI455X에는 432GB(기가바이트) 용량의 HBM4가 탑재된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GPU '베라 루빈'의 HBM4 용량(288GB)보다 50% 많은 수준이다.
헬리오스에는 MI455X 72개가 탑재된다. GPU당 432GB의 HBM4가 적용되면서 랙 한 대에는 약 31TB(테라바이트)의 HBM4가 들어간다. 36GB HBM4가 864개 들어가는 규모다. AMD는 발표 내내 헬리오스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서버랙 '베라 루빈 NVL72'와 비교하며 HBM 용량과 메모리 대역폭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AMD가 랙 단위 AI 시스템 시장에 뛰어든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 서버랙은 수십 개의 GPU와 CPU(중앙처리장치), 네트워크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AI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다. 지금까지 AI 서버랙 시장은 엔비디아가 사실상 주도해왔지만 AMD까지 본격 경쟁에 가세하면서 HBM 수요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HBM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삼성전자(249,500원 ▼20,500 -7.59%)와 SK하이닉스(1,759,000원 ▼160,000 -8.34%)로서는 더욱 안정적 수요를 확보하게 됐다. 엔비디아와 AMD 모두 차세대 AI 서버랙에 대용량 HBM을 적용하고 있어 AI 인프라 투자가 늘어날수록 두 회사의 HBM 출하량 증가가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AI 경쟁이 확대될수록 GPU 업체보다 HBM 공급업체가 안정적인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본다. 이미 공급 부족이 시작된 상황에서 HBM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AMD용 HBM4는 삼성전자가 주력 공급사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HBM4 양산을 시작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AMD는 지난 3월 HBM4를 포함한 차세대 AI 메모리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AMD 제품을 선택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앤트로픽은 AMD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헬리오스를 활용해 2GW(기가와트) 규모의 AI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앞서 오픈AI와 메타, 오라클 등도 AMD와 AI 인프라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AMD 생태계가 커질수록 HBM 수요처 역시 엔비디아 중심에서 다양한 AI 기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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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시장의 고객 구조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UBS는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수요 비중이 올해 60%에서 내년 41%로 낮아지는 대신 구글은 18%에서 30%, AMD는 7%에서 13%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HBM 시장이 엔비디아 중심에서 여러 AI 플랫폼으로 다변화되는 셈이다.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UBS는 HBM 시장 규모가 용량 기준 올해 331억4000만GB에서 내년 586억5000만GB로 7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MD의 HBM 수요는 같은 기간 21억7000만GB에서 75억2000만GB로 3.5배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HBM 수요 증가는 범용 D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메모리 업체들이 HBM 생산을 확대할수록 일반 D램 생산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적층해 만드는 구조여서 일반 D램보다 훨씬 많은 웨이퍼를 사용해서다. HBM은 물론 D램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다.
리사 수 AMD 회장은 "이날 2030년 AI 가속기 시장이 1조4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이 정도 시장 규모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차원에서 협력이 필요하다"며 "어느 한 회사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