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미국 법인 설립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아마존 셀러, 글로벌 쇼핑몰, 해외 결제 시스템, 미국 투자 유치, 미국 부동산 구매 등 다양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미국 법인설립을 고민한다. 온라인에서는 "미국 법인 만들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일단 만들어 놓고 시작하면 된다."는 식의 이야기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법인 설립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플랫폼을 통해 주(State)를 선택하고, 설립 서류를 제출하고 EIN(연방 사업자번호)을 발급받으면 기본적인 구조는 빠르게 완성된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며칠 만에 법인 설립이 가능하다고 광고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미국 법인은 단순한 '계정'이나 '사업용 도구'가 아니라, 미국 내에서 독립된 하나의 법적 인격체라는 점이다. 설립 이후에는 매년 유지·관리·신고 의무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Annual Report(연례보고)와 각종 Filing Fee 납부 및 주(State)정부 신고가 있다. 델라웨어, 와이오밍,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 등 다수의 주에서는 법인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보고 및 비용 납부가 요구된다. 금액은 주마다 다르고 소액이긴 하지만, 법인을 운영하는 이상 지속적인 관리 비용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세금 신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미국 법인은 매년 연방 및 주 세금 신고를 해야 하며,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회계 및 세무 비용도 증가한다. 특히 한국 모회사나 한국 개인과의 거래가 있는 경우에는 국제정보보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어 복잡성이 크게 높아진다. 또한 미국은 법인 설립 시 법적 서류를 수령할 대리인을 지정해야 하며, 이 역시 매년 비용이 발생한다. 법인 사업이 실제로 운영된다면 기장(Bookkeeping), 급여(Payroll) 처리와 분기별 급여세신고 등 추가 행정 업무도 이어진다.
더 큰 문제는 만들어 놓고 방치하는 경우다. "사업을 아직 시작하지 않았으니 괜찮겠지." "거래가 없었으니 신고 안 해도 되겠지." 이렇게 생각했다가 몇 년 뒤 예상치 못한 패널티와 마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연방 및 주정부 법인세 신고 누락 시 벌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주정부 보고가 누락되면 법인 자격 정지(Suspended) 상태가 되고 은행 계좌 운영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현실적으로 한국에서 혼자 미국 법인을 운영하는 과정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시차 문제, 영문 우편 처리, 미국 세무기관 대응, 각종 신고 일정 관리 등 사업 외적으로 신경 써야 할 요소가 매우 많다. 실제로 사업 성장보다 행정 대응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게되는 경우도 흔하다. 게다가 한국 거주자의 경우에는 미국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미국 법인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에도 해외법인 관련 신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한국 세무 이슈까지 연결될 수 있다.
특히 단순 절세 목적만으로 미국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실질적인 사업 활동 없이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 법인은 세무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IRS가 실체 없는 법인으로 판단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폐업 역시 간단하지 않다. 법인 해산 절차, 최종 세금 신고, 자산 정리, 주정부 종료 보고 등 생각보다 많은 절차와 비용이 발생한다. "일단 만들어보고 안 되면 닫지 뭐"라는 접근이 위험한 이유다.
결국 미국 법인 설립 전에는 몇 가지 질문을 반드시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한다. '정말 미국 법인이 필요한 사업인가?' '매년 발생하는 유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가?' '기장과 세금 신고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 '전문가와 장기적으로 협업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미국 법인은 분명 강력한 사업 도구가 될 수 있다. 미국 시장 진출, 글로벌 사업 확장, 해외 투자 유치 등 다양한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만큼 책임과 관리 의무도 함께 따라온다. "다들 만든다던데." "세금을 아낄 수 있다던데." 이런 이유만으로 쉽게 결정하기에 미국 법인은 생각보다 훨씬 무겁고 복잡한 구조다. 설립 전에는 반드시 미국 세무와 한국 세무를 함께 이해하는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한 뒤, 자신의 사업 목적과 규모에 맞는 방향인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글 서지민 미국회계사·세무사(에이플러스 미국세무회계)
서지민 미국회계사, 미국세무사
現) APL US Tax & Accounting Services(에이플러스 미국세무회계) 대표 미국회계사/미국세무사
前) Mia Seo, CPA , 대표 미국회계사
前) J. McCaleb CPA Firm 회계법인 근무
한국공인회계사회 등록 외국공인회계사
미국 캘리포니아 공인회계사 (USCPA)
미국세무사 (EA), Acceptance Ag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