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률 올해 들어 11%p 상승…1분기 대미 수출량 급증

국내 철강업계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철근·H형강 등 판매가 증가하며 주요 기업들은 수출 전략을 재정비하는 등 맞춤형 대응 강화에 나섰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36,400원 ▼2,200 -5.7%), 동국제강(11,310원 ▼560 -4.72%) 등 국내 철근업계의 올해 1~4월 평균 가동률은 약 61%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p) 개선된 수준이다. 국내 철근 수요는 건설 경기 침체 영향으로 2021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왔다. 2021년 80%선을 유지하던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50%까지 떨어지며 약 500만톤 규모의 공급 과잉 부담에 시달려왔다.
국내 철근 판매 증가를 이끄는 것은 대미 수출이다.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와 전력 인프라 확충이 맞물리며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통계정보포털(TRASS)에 따르면 국내 철근의 대미 수출량은 지난해 연간 9만톤에서 올해 1분기 27만톤으로 급증했다. 이는 1분기 국내 철근 출하량의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기에 지난해 6월 트럼프 정부가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미국 철근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상황이다. 공급 감소 여파로 미국 철근 가격은 지난해 6월 톤당 860달러에서 최근 1040달러를 웃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 철근 가격 대비 한국산 철근 수출 가격이 낮은 상황"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산 철근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현지 수요 변화에 맞춰 대응 체계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차세대 전력 인프라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데이터센터 규모별 표준 모델과 고객 맞춤형 모델 구축을 추진하고, 기존 개별 품목 공급 방식에서 나아가 판재와 봉형강을 결합한 토털 패키지 공급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TF에는 30~40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개발·영업·마케팅 조직이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영업본부 내 수출 전담 임원을 선임하고 산하에 영업·통상·물류 기능을 일원화해 조직 역량 강화에 나섰다. 향후 글로벌 고객 맞춤형 직거래 솔루션을 구축해 불필요한 유통 단계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내수 시장 상황에 따라 수출 비중도 지난해 11%에서 올해 최대 15% 수준까지 탄력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철근업계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실제 국내 철근 유통 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65만원 수준에서 최근 85만원선까지 반등했다.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을 제외한 스프레드는 같은 기간 26만원에서 40만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앞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이 내수 부진 장기화에 대응해 생산량 조정에 나선 만큼 당분간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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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생산 확대는 중소 철근 가공업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철근 가공업체 16곳의 평균 가동률은 2년만에 70%대를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이에 따른 인프라용 강재 수요 증가는 침체된 내수 시장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