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풍력발전기 고장 예측을 넘어 발전량 예측까지 나아갈 계획입니다."
지난 19일 제주시 오라동 두산에너빌리티 윈드파워센터(WPC)에서 만난 최인욱 WPC 센터장(수석)은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발전량 예측 정확도가 발전사업자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WPC에서는 기존 풍력발전기 상태 진단 AI에 더해 풍황 데이터와 운전 이력, 설비 상태 등을 함께 반영한 발전량 예측 AI 기능을 개발 및 고도화하고 있다"며 "단기 예측 모델은 이미 실증 단계에 들어갔고, 한 달 이상의 중장기 예측 모델도 하반기부터 실증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WPC는 국내 최초 '풍력발전기 전국 통합 관제센터'다. 지상 2층, 연면적 496.34㎡(약 150평) 규모로 현재 전국 10개 지역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80기를 관리하고 있다. 기기별 운영 이력과 축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 기능을 갖춰 운용 시 문제를 조기에 탐지하고 고장을 최소화해 가동률과 발전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 센터장은 "풍력발전기를 판매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O&M(운영·정비) 서비스 사업"이라며 "AI 프로그램인 '윈드링크(Windlink)'를 도입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예측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풍력발전기 기어박스 오일 온도가 예측된 정상 범위와의 차이가 점진적으로 커질 경우 기기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 선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수리 기간을 단축해 발전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풍력발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발전량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느냐도 핵심 요소로 꼽힌다. WPC 역시 AI를 활용해 보다 정교한 발전량 예측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선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 도입과 VPP(가상발전소) 시장 확대에 따라 발전량 예측 기술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VPP 사업 확대와 관련해선 시장 수요와 제도 환경, 사업성 등을 고려하고 있다.
2005년부터 풍력사업에 뛰어든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까지 총 347.5㎿(메가와트)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국내에 공급했다. 지난해에는 자체 개발한 10㎿급 해상풍력발전기에 대한 국제인증도 획득했다. 특히 올해는 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에 발맞춰 풍력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 파워서비스BG 산하 조직이던 풍력사업 부문을 별도 풍력BG로 승격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풍력BG장에는 전략·혁신 부문장인 송용진 사장이 선임됐다.
이런 상황에서 WPC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최 센터장은 "WPC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O&M 기술력은 물론, 풍력기기 성능 개선에 대한 방향도 모색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발전기 설치가 늘어날수록 고객사에 적시에 O&M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WPC에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윈드링크의 예측 정확도 역시 한층 고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수급 리스크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국가별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 최 센터장은 "국산 기자재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는 역량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며 "저풍속 환경인 국내에 맞춘 기술 개발을 지속해 풍력 생태계 확장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