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라오·차백도·차지·헤이티·미쉐 블로그 언급량 급증

훠궈부터 밀크티까지, 한때 '빨간 인테리어에 빠른 배달'로 대표되던 중식이 세련된 프리미엄 브랜드로 진화했다. 중국발 'C-푸드'가 한국 외식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
바이브컴퍼니의 소셜 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가 올해 1월부터 5월 10일까지 블로그·커뮤니티·인스타그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C-푸드 관련 네이버 블로그 언급량이 누적 2만건을 넘었다. 하이디라오·차백도·차지·헤이티·미쉐 등 5개 주요 브랜드가 이 숫자를 이끌었는데, 4월에는 차백도 언급량이 전달 대비 103% 폭증(242건→923건)하며 관련 외식 시장이 달아올랐다.

C-푸드 열풍의 토대를 일군 것은 중국 훠궈 브랜드 하이디라오. 국내 11개 지점을 운영 중인 하이디라오는 소셜 언급량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디라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177억원으로, 5년 만에 약 8.4배 급증하며 한국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었다.
소비자들이 꼽는 하이디라오의 만족 포인트는 '서비스 경험'이다. 웨이팅 중 과자·음료·보드게임을 제공하는가하면, 생일 케이크와 탬버린 공연, 네일아트·구두닦이·핸드폰 덮개까지 제공하고 혼밥 고객을 위해 인형을 배치하는 등 "서비스 원탑"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여기에 '건희소스'라는 이름의 DIY 소스 레시피가 SNS를 타고 바이럴화되면서, 아예 소스를 경험해보려고 방문하는 소비자까지 생겼다. e스포츠 구단 T1과의 컬래버는 선수들의 소스 레시피를 매장 벽면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팬덤과 식문화를 결합했다. 수타면 퍼포먼스인 '쿵푸면'도 인스타 릴스와 유튜브의 반복 소재로 자리잡았다.

2008년 중국 쓰촨에서 창업해 현재 글로벌 87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차백도는 올 상반기 가장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브랜드 중 하나다. 지난해 1월 국내에 첫 매장을 낸 뒤 강남·홍대를 거쳐 부산 서면까지 동시 확장하며 2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게 됐다.
차백도는 중국 감성을 충전하는 '여행 대리 아이템'으로 통한다. "중국에서 먹은 찐한 풍미를 서울 강남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방문 후기가 두드러진다. 최근 중국 여행객 확대 트렌드와 맞물려 C-푸드를 찾는 수요와도 맞물렸다.
비주얼 전략도 주효했다. 판다 캐릭터·별빛컵·투명 컵 디자인이 인증샷 욕구를 자극하는데, 매장 내 판다 포토존 앞 줄서기 목격담이 속출하기도 했다. MZ들에게 익숙한 키오스크 기반의 당도·얼음·토핑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역시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타벅스와는 차별화된 재방문 동기가 된다.

지난달 말 강남·신촌·용산 3개점을 동시에 열며 한국 시장에 상륙한 차지(CHAGEE)는 C-푸드 진영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중국 윈난에서 출발해 현재 전 세계 7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차지는 지난해 4월 중국 밀크티 브랜드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됐다.
한국 진출 초기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중국 방송에서 차지 밀크티를 마시며 감탄하는 영상이 바이럴화되면서, 팬덤이 브랜드 소비로 직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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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가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공간 경험이다. 강남 플래그십 매장은 4가지 차 향 체험 공간과 통창 구조의 감성 인테리어를 갖춘 '모던 티 하우스'로 설계됐다. 사용자들 사이에 "단순히 음료를 사는 곳이 아니라 차 문화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골드와 블루를 조합한 럭셔리 패키징, 티백·텀블러 굿즈, 100% 당첨 오픈 이벤트 등도 초기 유입을 극대화하는데 기여했다.

2012년 광둥에서 창업한 헤이티는 명동·홍대 상권을 거점으로 '중국 밀크티의 원조' 프리미엄 포지션을 다지고 있다. 차백도보다 앞서 한국에 진입한 헤이티는 두 브랜드 간 비교 포스팅이 활발해지면서 역설적으로 '중국 밀크티'라는 카테고리 자체를 함께 키우는 효과를 낳고 있다. 명동 매장의 2~3층 좌석 공간은 외국인 관광객과 MZ세대의 체류형 소비를 유도하는 거점이 되고 있다.
반면 미쉐(MIXUE)는 정반대 전략으로 빈틈을 파고들었다. 버블티 한 잔에 차지·차백도의 절반 수준인 '3500원'이라는 가격을 무기로 '가성비 중국 밀크티' 카테고리를 독점하고 있다. 건대·홍대·안양·오산 등 대학가·역세권을 중심으로 수도권 외곽까지 빠르게 확산하며 10~20대 소비층을 흡수하는 추세다. 눈사람 마스코트 '쉐왕' 굿즈에 대한 호평도 객단가를 방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유행에 민감한 식음료업계의 특성상 C-푸드 열풍도 단기에 그칠 수도 있다. 현지 대비 비싼 가격에 대한 불만과 지점 간 품질 격차, 중국 음식은 기름지고 자극적이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실제로 차백도의 경우 4월 정점을 찍은 후 이달 들어 언급량이 급감하고 있다.
썸트렌드 관계자는 "C-푸드 부상에는 중국 여행 수요의 회복, MZ세대의 경험 소비 트렌드, SNS 기반의 인증 문화가 구조적으로 맞물려 있으나 단순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재방문을 유도하는 다양한 소비자 경험이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