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오랜 파트너십, 우정을 이어왔다."
"우리의 파트너십은 앞으로 계속 커질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두 사람간 우정과 파트너십을 한층 공고히했다. 이달 들어서만 다섯차례 만나며 진정한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인공지능(AI) 기가팩토리 구축과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 등 글로벌 AI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으로 확대되고 있다.
황 CEO는 8일 오전 8시40분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을 찾아 최 회장과 회동했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엔비디아-SK그룹간 협력 확대를 공언한 두 사람은 약 15분간의 만남을 마친 뒤 1층 로비로 내려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수차례 '파트너십'을 언급했다. SK그룹은 엔비디아의 가장 크고 공고한 파트너이며 AI 인프라, 퍼스널 AI, 피지컬 AI 등 향후 엔비디아가 진출할 AI 신시장에서도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양사 협력의 배경에는 황 CEO와 최 회장의 돈독한 관계가 있다. 두 사람은 지난 1일과 2일 대만에서 회동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5일과 7일, 이날까지 잇달아 만났다. 이번 발표 역시 대만에서의 만남이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양사의 AI 인프라 로드맵을 검토하며 그룹 차원의 협력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함께한 홍대 '삼겹살 회동'에서 황 CEO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 루빈을 거론하며 "더 많은 HBM이 필요하다.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밝힌 뒤 취재진과 시민들에게 "More HBM!" 호응을 유도했다. 이틀 만에 다시 만난 '깐부 회동'에서는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러브샷'을 하기도 했다.
이날 SK서린빌딩에서도 두 사람의 친밀감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질의응답에 나설 순서를 즉석에서 상의하고, 황 CEO가 최 회장의 팔을 가볍게 두드리거나 악수를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언론에 알려진 두 사람의 첫 만남은 2024년 4월이다.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았던 최 회장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황 CEO와의 만남을 밝혔다. 이후 두 사람의 만남은 잦아졌다.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IT·가전박람회 CES를 계기로 황 CEO와 회동한 최 회장은 "그동안의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 개발 속도보다 뒤처져 있었다"면서 "즉 엔비디아 요구가 '더 빨리 개발해달라'였는데 최근에는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를 조금 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같은 해 10월 한국 경주에서 개최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를 계기로 방한해 최 회장을 찾았다. 두 사람은 APEC CEO 서밋 마지막 날(10월31일)에 만났다. 황 CEO는 개인용 AI 슈퍼컴 DGX 모델과 일본 싱글몰트 위스키 하쿠슈 25년산(시가 705만원 상당)을 최 회장에게 건넸다. 최 회장측은 황 CEO에게 답례로 실제 HBM(고대역폭메모리) 웨이퍼와 HBM 칩이 들어간 기념패를 전달했다.
4개월 뒤인 지난 2월에는 두 사람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치킨집에서 '치맥'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불과 한 달 뒤 최 회장과 황 CEO는 또 만났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6'에서였다. 황 CEO가 SK하이닉스 전시부스를 찾아 양사의 대표 협력 전시 제품인 베라 루빈에 "JENSEN ♡ SK HYNIX"라는 사인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