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엔비디아 '깐부동맹' 가속화..단순 공급 넘어 공동 개발까지

박종진 기자, 김남이 기자
2026.06.08 18:00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열린 엔비디아-SK 협력 관련 언론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6.6.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세계 최고 AI(인공지능) 컴퓨팅 플랫폼 기업 엔비디아와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이하 메모리) 공급사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협력의 차원을 전방위적으로 넓히고 그 수준도 고도화한다.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AI 팩토리 등 인프라 구축과 메모리 공동 개발까지 그야말로 중장기 기술동맹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연이어 만나면서 던진 메시지는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이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 부회장은 해외 출장 중인 이재용 회장을 대신해 황 CEO와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회동했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가속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맺었다. 황 CEO는 "이번 협력은 다년 계약, 멀티 플랫폼, 멀티 기술, 그리고 SK그룹 내 여러 사업을 포괄하는 최초의 사례"라며 "메모리 제조뿐 아니라 통신 사업까지 포함해 한국에서 AI 팩토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도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협력은 주로 메모리 분야에 집중돼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높여 그룹 전체와 엔비디아가 함께하는 더 큰 그림으로 확장됐다"고 강조했다.

양사는 △베라 루빈 AI 슈퍼컴퓨터 △베라 CPU(중앙처리장치) △RTX 스파크PC △젯슨 토르 로보틱 컴퓨팅 플랫폼용 메모리를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군에는 HBM뿐 아니라 LPDDR(저전력D램) 등 다양한 메모리 솔루션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개발에 필수적인 시뮬레이션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도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시뮬레이션 작업의 처리 속도와 효율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는 반도체 공정 특성을 분석하는 TCAD(기술 컴퓨터 지원 설계)와 반도체 회로를 미세하게 구현하기 위한 계산 리소그래피 기술 등이 포함된다.

자율 제조 구현의 핵심 기반인 디지털 트윈 고도화 역시 주요 협력 과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 라이브러리와 오픈USD(OpenUSD) 기술을 활용해 실제 반도체 공장을 3차원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자율이동로봇(AMR) 운영 등에도 활용된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삼성전자 임단협이 최종 타결된 2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이날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 결과 73.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2026.5.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20년 이상 협력관계를 맺어온 삼성전자와도 협력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적용되는 주요 메모리 솔루션 공급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HBM4와 SOCAMM(소캠)2, PM1763 등 베라 루빈 구현에 필요한 핵심 제품들을 모두 공급하고 있는 만큼 긴밀한 협력 관계는 계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달 샘플을 조기 출하한 차세대 HBM4E(7세대)과 실물 모형까지 공개한 HBM5(8세대) 제품 등 차세대 메모리 로드맵 추진도 엔비디아와 함께 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4 세대부터는 고객 맞춤형 설계와 공동 최적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이번 회동으로 차세대 AI 플랫폼 전반을 지원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AI 기반의 반도체 개발·제조 혁신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한다. 이미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 등을 활용해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에 AI를 적용하고 있고 평택 사업장에는 디지털 트윈 기반 생산 환경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협력에서 종합반도체 회사라는 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재계 관계자는 "AI 산업이 확대될수록 고객들은 개별 제품보다 시스템 차원의 최적화 역량을 더욱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첨단 패키징 역량을 모두 보유한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구현을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 베라 루빈 울트라 등 차세대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도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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