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가 글로벌 수요 둔화, 중국 저가 전기차 침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세제 혜택까지 축소되며 판매 확대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초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 전기차 개별소비세·교육세·취득세 감면 조치의 연말 종료 여부를 담을 예정이다. 앞서 전기차 구매 촉진을 위해 2012년 이같은 세제 감면 제도를 도입했으며 일몰 때마다 연장했고 올해 말 다시 종료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조세 감면 원점 재검토' 지시를 반영해 올해를 끝으로 이 제도를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 지급에 따른 '이중 혜택' 지적, 최근 전기차 구매 급증도 이를 검토하는 또 다른 이유로 거론된다. 실제로 5년전 10만대 수준이었던 연간 전기차 신규 등록 수는 지난해 22만대까지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20만대에 육박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완성차 업체 가격 할인 경쟁 등이 치열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개소세 등 감면 조치 종료 시 전기차 구매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세제 혜택이 최대 530만원(개소세 300만원·교육세 90만원·취득세 140만원)에 달해 이 비용이 추가될 경우 구매 부담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높은 가격"이라며 "14년 동안 유지된 개소세 등 감면 조치의 종료는 소비자에겐 큰 폭의 가격 인상과 다를 바 없어 수요에 직접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정부가 개소세 등 감면 조치까지 종료할 경우 자동차 산업 대상 세제 지원이 지나치게 줄어든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내연기관차 구매 시 적용했던 개소세 인하(5→3.5%) 조치를 지난달을 끝으로 종료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 비용 부담이 최대 143만원 늘자 완성차 업체들은 판매 감소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판매촉진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아울러 정부는 전기차를 '국내생산촉진세제' 적용 대상에 포함하지 않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국내생산촉진세제는 전략산업 제품의 국내 생산·판매량에 따라 법인세 등을 줄여주는 제도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중국 자동차 업체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를 제도 적용 대상에 포함할 것을 강하게 요청했지만 정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세부 계획은 이번 세법개정안에 포함될 전망이다.
업계는 자동차가 국가 전략산업으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최근 국내 기업 경영 어려움이 가중하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세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는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20.8%, 4.9% 감소했다. KG모빌리티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50.8% 줄며 국산 브랜드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