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대한 검찰 사법처리가 속도를 내면서 '롯데의 판도라 상자'가 열릴 지 주목되고 있다. 신 이사장이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내부 정보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가 '신 이사장의 입'에 따라 가속도를 낼 지 관심이 집중된다.
6일 재계 등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2012년 신 회장이 그룹 경영에 본격 관여한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룹의 주요 사안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 이사장은 성격과 카리스마 등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박이"라며 "2012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비선라인을 통해 롯데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등에 대한 보고는 다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총괄회장의 맏딸인데다 카리스마도 넘치는 데 누가 무시할 수 있겠냐"며 "신동빈 회장도 누나(신 이사장)를 어려워해 유통과 면세점 등 신 이사장이 몸담았던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제지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신 이사장은 롯데쇼핑 상품본부장과 백화점 총괄, 롯데쇼핑 사장, 면세점 사장 등 굵직한 요직을 거쳤고, 현재도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부산롯데호텔, 롯데건설, 대홍기획 등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을 맡고 있어 그룹 내부 사정에 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에서 맡고 있다. 신 이사장은 배임수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정운호 네이처리버블릭 대표와 연루된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과정에서 부당한 금품수수와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비엔에프통상 등으로부터 횡령 등 70억원대 금품을 빼돌린 혐의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신 이사장 신병 확보 이후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과 롯데면세점 등 주요 계열사 정보에 정통한만큼 롯데그룹 수사의 핵심으로 꼽히는 비자금 조성 과정 등에도 신 이사장이 많은 부분을 알고 있을 것으로 판단, 수사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과 수사정보 등을 공유해 비자금 관련 수사에 핵심역량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신 이사장을 희생양 삼아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신 이사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큰 소리로 통곡했다. 억울하다는 심경이 확고한 상태에서 롯데그룹이 자신을 내친다는 마음이 들면 검찰의 비자금 수사에 적극 협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롯데의 판도라 상자'가 열릴수도 있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기대다.
재계 관계자는 "신 이사장의 입이 열릴 경우 롯데 비자금 수사는 지금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며 "롯데그룹에서도 신 이사장의 입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