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을 추진 중인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M&A(인수합병) 절차 지연과 자금난 심화로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임대료 협상 결렬로 연내 폐점을 결정한 15개 점포 외에도 추가로 문을 닫는 메장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수자를 찾기 어렵단 비관론이 우세한 가운데 갈수록 정부 주도 M&A 추진설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이 오는 11월 10일로 연장됐지만, 아직까지 시장에선 마땅한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미리 인수자를 정해놓고 조건부 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경쟁을 진행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의 M&A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이 당초 예정된 7월에서 두 차례 연장해서 4개월째 미뤄진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매출이 줄어들자 홈플러스는 추가적인 비용 절감에 나섰다. 68개 임대 점포 중 임대료 협상이 결렬된 15개 점포를 연내 폐점하기로 했다. 이들 점포의 영업손실만 연간 800억원이며, 이 중 700억원이 임대료란게 홈플러스측 설명이다.
오는 11월 16일 경기 수원 원천·대구 동촌·부산 장림·울산 북구·인천 계산 등 5개 점포를 폐점하고, 서울 시흥·가양, 경기 일산·안산고잔·화성동탄, 충남 천안신방, 대전 문화, 전북 전주완산, 부산 감만, 울산 남구 등 10개 점포는 12월 중 문을 닫기로 했다. 당초 내년 3~5월까지 순차적으로 폐점하려던 계획을 변경하고, 신속한 점포 정리에 나선 것이다.
홈플러스는 특히 운영비 절감을 위해 전국 점포의 영업시간을 밤 10시로 앞당겼다. 그동안 밤 11시~12시까지 영업을 해왔던 68개 점포까지 영업시간을 일괄 단축했다. 지난달부터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 신청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자금난은 가중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달 초 15개 점포 조기 폐점 운영안을 발표하면서 "주요 거래처의 보증금 선지급 요구와 정산 기간 단축 등 거래조건 악화로 회생 전에는 발생하지 않은 1000억원 이상의 추가 자금 수요가 발생해 유동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모든 점포의 전기요금 9월 청구분을 체납할 만큼 유동성이 좋지 않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선 15개 점포에 더해 추가로 문을 닫는 매장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홈플러스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청산 결정이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정부 주도의 '빅딜'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이하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노동자를 만난 자리에서 "범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량한 인수자를 찾아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홈플러스의 최대주주 MBK에 대한 책임론도 여전하다. 앞서 검찰은 미국 국적인 김병주 MBK 회장에 대해 출국 정지 절차를 밟았고, 김광일 MBK 부회장,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 등 주요 경영진도 출국 금지를 결정했다. 검찰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자료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로 홈플러스 회생 절차 개시 과정 전반에 불법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홈플러스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압박하는 모양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와 홈플러스 대책 태스크포스(TF)는 오는 19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를 찾아 MBK 관계자와 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회사 정상화 방안을 촉구할 계획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MBK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
당정은 앞으로 홈플러스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을 비롯한 강도 높은 추가 자구책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