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뷰티 트랜드 주도하는 태국"…그 뒤엔 ' K뷰티'가 있었다

방콕(태국)=하수민 기자
2025.11.09 09:20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1-K산업 대장정>태국 뷰티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편집자주]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재도약과 도태의 갈림길에 섰다. 'K웨이브'로 달궈진 'K산업'의 성장엔진이 식기 전에 글로벌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전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푸드·리테일·패션·뷰티' 등을 중심으로 'K이니셔티브'를 실현하고 있는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장을 집중 조명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지난달 28일 태국 방콕의 대형 쇼핑몰 안 화장품 편집숍에서 태국 10대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하수민기자

태국이 동남아시아 지역 뷰티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약 10조원 규모의 화장품 시장은 이미 동남아 최대 수준으로 커졌고, 성장세도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브랜드 일색이던 관련 소비 시장도 로컬 브랜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실제로 수도인 방콕 도심 곳곳에선 '이브앤보이(EVE & BOY)'와 '뷰티리움(Beautyrium)' 같은 로컬 편집숍이 젊은 세대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매장 진열대에도 로레알·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브랜드와 함께 '4U2', 'SRICHAND', 'MISTINE' 같은 태국 브랜드가 나란히 자리리를 꿰차고 있다. 과거 수입 브랜드가 주류를 이뤄졌던 태국 화장품 시장은 로컬 브랜드들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현지에선 이같은 변화를 'T뷰티(Tailand Beauty)'로 명명한다. K뷰티와 J뷰티(Japanese Beauty)가 닦은 아시아 뷰티 트렌드의 연장선 위에서 태국 감성과 현지 소비문화를 반영해 발전한 새로운 조류다. 업계 관계자는 "태국은 동남아 전역에서 화장품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며 "한류 콘텐츠의 영향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확산이 맞물리며 태국 브랜드의 감각과 기술이 동시에 성장했다"고 전했다.

제조 인프라 확충은 T뷰티 성장의 또 다른 축이다.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게 K뷰티를 이끌고 있는 글로벌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다. 2017년 설립된 태국 법인은 로컬 브랜드들의 주요 생산기지로 자리 잡으며 'K뷰티 제조력'을 이식하고 있다. 제형 개발을 비롯해 품질관리 시스템, 생산 효율화 기술을 모두 현지화하며 K뷰티의 생산 노하우를 태국 시장으로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제조 기술이 태국 로컬 브랜드의 성장을 가속했다"며 "T뷰티의 성장은 사실상 코스맥스 같은 제조 파트너들의 지원 위에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태국 방콕의 대형 쇼핑몰 화장품 편집숍에 있는 K뷰티존. /사진=하수민기자

유통 채널의 다변화도 T뷰티의 든든한 조력자다. 'EVE & BOY'·'Beautyrium' 같은 편집형 매장이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급성장했고, SNS·쇼피(Shopee)·라자다(Lazada)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채널도 연계되면서 제품 유통 주기가 압도적으로 빨라졌다. 특히 태국만의 독특한 '스파우트 파우치(spout pouch·한 손 크기 화장품)' 포맷이 시장 파이를 급속하게 키우고 있다. 소용량 파우치형 화장품은 세븐일레븐을 비롯한 편의점 채널을 통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면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 '한 손 크기 화장품' 포맷은 태국의 소득 구조와 소비 패턴을 정확히 겨냥하며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선 초기 생산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ODM 기업도 다품종소량생산 기술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시장 수요에 맞춰 코스맥스는 충진·제형 안정화 기술을 차별화하며 파우치형 제품군의 생산 역량을 키워 동남아 시장 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태국 방콕의 대형 쇼핑몰 화장품 편집숍에 있는 스파우트 존 /사진=하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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