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앞 불멍 열풍 식자…캠핑 산업 성장 열기 식었다

하수민 기자
2026.02.14 07:30

[MT리포트]눈물의캠핑장⑤

[편집자주] 팬데믹 이후 끓어올랐던 '캠핑 붐'이 사그라들고 있다. 해외여행과 실내 활동이 제한됐던 당시 캠핑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대안'이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일시적으로 유입됐던 수요가 빠져나가는 사이 우후죽순 생겨난 캠핑장들이 위기에 빠졌다. 줄폐업 위기 속 캠핑장이 어떤 선택지에 놓여 있는지 짚어봤다.
국내 주요 캠핑업체 실적 현황 수정2/그래픽=임종철

코로나19 기간 급성장했던 캠핑 시장이 엔데믹 이후 뚜렷한 하락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캠핑 수요 둔화는 용품 판매 감소를 넘어 캠핑카, 유통 채널, 해외 브랜드 운영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업계는 최근 캠핑 시장이 코로나19 기간 급증했던 수요의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주요 캠핑·아웃도어 업체들의 실적은 최근 1~2년 사이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헬리녹스는 코로나 특수가 정점을 찍었던 2022년 매출 769억원에서 2023년 785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2024년에는 42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2022년 249억원에서 2024년 149억원으로 감소했다. 코베아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2021년 457억원까지 확대됐던 매출은 2024년 202억원으로 축소됐고, 영업이익도 130억원에서 42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캠핑 시장 성장 둔화가 주요 업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실적 하락은 수요 정체와 소비 채널 변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해외 직구 플랫폼 확산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브랜드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고가 장비 중심의 프리미엄 캠핑 시장이 위축되면서 브랜드들의 매출 감소폭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브랜드 사업 구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신기그룹이 2018년부터 전개해온 덴마크 프리미엄 캠핑 브랜드 노르디스크와의 국내 계약이 최근 종료됐다. 노르디스크는 공식 공지를 통해 한국 공식 홈페이지 운영을 2026년 2월 28일부로 종료하고, A/S 역시 2026년 2월 13일까지 접수된 건에 한해 지원한다고 밝혔다. 공식 유통 채널과 고객 지원 체계가 동시에 정리되면서 국내 시장 내 브랜드 활동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는 프리미엄 캠핑 시장 수요 위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노스디스크 공식 홈페이지에 율라온 운영 종료 안내문. /사진=노르디스크 홈페이지 갈무리

캠핑 산업 위축은 완성 장비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캠핑카와 카라반 시장은 팬데믹 시기 대표적인 수혜 산업으로 꼽혔지만 최근 분위기가 빠르게 반전됐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제작·판매된 캠핑카 및 카라반은 1525대로 집계됐다. 이는 3년 전 6112대 대비 약 75%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 당시 출고까지 1년 이상 대기해야 했던 캠핑카가 현재 중고 시장에서 매물 부담으로 작용하는 등 수요 급락의 여파도 나타나고 있다.

수요 감소의 배경에는 여가 트렌드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패션·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고가 장비 중심 캠핑 용품 수요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트레일·트레킹 라인 강화에 좀 더 집중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캠핑 중심에서 보다 범용성이 높은 야외 활동 시장으로 전략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통업계 역시 신규 캠퍼 유입 둔화를 시장 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캠핑 수요가 급증하며 시장 규모가 일시적으로 확대됐지만 현재는 신규 수요 증가세가 둔화된 상태"라며 "대부분 소비자들이 기본 장비를 이미 갖춘 만큼 최근에는 교체·업그레이드 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채널 관계자도 "국내 캠핑 산업은 팬데믹 특수 이후 수요 감소와 소비 트렌드 변화가 맞물리며 구조적 재편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여가 활동 선택지가 다양해진 환경 속에서 캠핑은 과거와 같은 폭발적 성장보다는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차별화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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